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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한민국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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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영신 (보건소진료소장회 부회장) 작성일 2017-04-19
김영신 (보건소진료소장회 부회장) 새벽1시. 띠리리리링....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린다. 번호를 확인하니 지역 주민번호다. 정신이 번쩍 들어서 전화를 받았다. 몸이 아프시다는 한 어르신의 전화였다. 시골 어르신들, 당신의 몸이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언제든지 전화할 수 있는 곳, 여기는 바로 보건진료소이다.

   보건진료소는 1980년대 초반 의료취약지역의 주민들에게 균등한 의료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농어촌 및 오지에 세워진 유일한 보건기관이다. 하지만 아직도 보건진료소의 존재 자체도 모르는 사람이 있어 아쉽다. 소설 상록수의 주인공 ‘채영신’과 필자의 이름이 같아 가끔 비교되곤 한다. 소설 속 주인공 채영신과 박동혁은 농촌의 가난함과 무지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싸웠다면, 지금의 상록수 주인공들인 보건진료소장들은 소외되고 그늘진 곳에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다 나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에서 ‘채영신’과 비교된 건지도 모른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건강을 “단지 질병이 없거나 육체적으로 허약하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이다”라고 정의한다. 전국 1,900여 곳의 보건진료소에서는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함께 주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 의사가 맞은 편에 있는 할머니에게 뒤에 있는 보건소를 가리키며 얘기하는 모습의 일러스트

  보건진료소 담당 지역 주민들의 노령화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데 이분들의 육체적 안녕과 더불어 정신적, 사회적 상태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이에 보건진료소에서는 어르신들에게 한 가지라도 더 기억하고 싶은 행복한 추억과 웃음을 만들어드리기 위해 노력을 한다. 치매 검진이나 우울증 검사 등 각종 보건교육은 물론이고, 어르신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 드리기 위해 추억의 영화 보기, 도서관 나들이, 황포돛배 타기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어르신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쌓은 실력으로 전시회 및 발표회를 하기도 하고, 지역축제에 참가하여 공연을 하기도 한다.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한 한 중년 남자가 부모님을 모시고 보건진료소를 방문했는데, 이날 그분께 들은 이야기를 잊을 수 없다. 그의 말은 이랬다. “시골에 사시는 부모님과 하루 종일 연락이 안 되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릅니다. 알고 보니 보건진료소의 프로그램 때문이더라고요.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면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전화 온 줄도 모른다고 하세요. 허허허” 하루 종일 아들 내외의 연락만을 기다릴 정도로 고독하게 지내신 부모님이 이제는 보건진료소 프로그램 덕분에 재미있는 생활을 하신다고 덧붙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 부모님이 참여하신 보건진료소 활동 영상을 보여드렸더니 “대한민국 만세”를 큰 소리로 외쳤다. 보건진료소의 여러 서비스를 보고 우리나라가 이렇게 살기 좋은 나라였냐며, 나에게 연신 고마움을 표현하셨다. 고향에 홀로 계시는 부모님이 덜 외로워하시겠다고 눈물을 훔치면서 말이다.


  매스컴을 통해 이따금 들려오는 노인들의 고독사, 경로당의 불미스러운 각종 사고 소식을 접하면 마음 한쪽에 돌덩이가 들어 앉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서로 안부를 묻고, 행여나 보이지 않으면 먼저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는 정다운 이웃사촌이 있고, 언제나 내 가족같이 함께 해주는 보건진료소장들이 있어 안심이다. 젊은 청춘을 다 바쳐 한국 농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했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때로는 많은 어려움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로 인해 밝게 웃으시는 농촌의 어르신들이 계시기에 우리는 언제나 힘찬 발걸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먼 친척보다 이웃사촌이 낫다는 말이 있다. 더불어 보건진료소가 있어 우리나라의 농촌은 더욱 든든하다. 떨어져 사시는 부모님의 안부가 궁금하거든 보건진료소로 전화하시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도움을 드릴 것이다.


※이 글은 칼럼 저자가 작성한 것으로,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정보원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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