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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따, 우리는 100원으로 택시 탄당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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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의선(집배원) 작성일 2017-05-17
황의선(집배원) 지리산 자락에서 산골 마을을 누비며 매일 같이 우편물을 배달한지도 어느덧 30년이 다 돼 간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시간이 흐른 만큼 이곳도 많이 변했다. 무거웠던 우편 행낭을 둘러매고 눈비를 맞으며, 처음 일을 시작했던 80년대만 해도 이곳에는 꽤 많은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러나 점차 사람들은 도시로 떠났고, 현재는 대부분 할머니, 할아버지들만이 고향을 지키고 계신다.

   총인구 중 65세 이상의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라 한다. 통계 자료 등에 따르면 전남은 노령인구 비율이 21.1%에 달해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이는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노령화 수준을 가늠하는 또 다른 척도인 노령화지수는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에 대한 65세 이상의 노령인구 비율을 나타낸다. 이 노령화지수가 30을 넘어가면 노령화 사회로 분류되는데, 전남은 157로 5배 이상이나 높은 수준이다.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 구례에는 노인들을 위한 맞춤형 복지가 더욱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구례의 시골 마을은 참 한적하고 평화롭다. 그래서 오토바이 소리만 들려도 주민들의 반가운 시선이 멈추기도 한다. 그러나 아주 수다스러운 곳이 한 군데 있다. 바로 경로당이다. 어르신들은 농번기를 빼놓고는 대부분 경로당에서 함께 생활하신다. 지자체에서 쌀, 김장 김치, 난방비 등을 경로당에 지원해준다. 의식주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어르신들에게 경로당은 이미 내 집과도 같은 공간이 된지 오래다. 고맙게도 근처 한의원에서도 무료 진료를 자주 나온다. 경로당에 방문할 때면 침을 맞는 할아버지, 뜸을 뜨는 할머니들로 가득할 때가 많다.

오토바이를 타고 우편물을 배달하고 있는 집배원 모습의 일러스트

  어느 날 우편물을 배달하던 중 깊은 산골 마을에서 이장님을 만났다. 어디 가시냐고 물으니, 마을 가장 안쪽에 사시는 할머니께 택시 이용권을 건네주러 간다고 했다. 그 이름은 100원 택시. 현재 구례에서 수요가 가장 높은 복지서비스로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지자체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100원 택시는 이용자가 택시 이용권과 함께 100원을 택시기사에게 지불하면 읍·면 소재지까지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농어촌 버스가 닿지 않는 외진 지역에 거주하시는 마을 주민들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30여 년 동안 시골 마을의 집배원을 하면서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복지가 아닌가 하며 무릎을 ‘탁’ 쳤다.


  몸이 성치 않은 어르신들이 버스 정류장이 있는 마을 입구까지 30분 정도 걸어가고, 또 마을버스로 한 두 시간을 달려 읍내로 나가는 모습을 볼 때면 늘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100원 택시가 생긴 후로 어르신들은 언제든지 택시를 불러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아따, 집배원 양반, 100원 택시가 생겨 부러서 읍내 병원 가는 게 쉽당께. 무릎이 안 아파!” 너도나도 엄지손가락을 추어올린다. “병원 한 번 가려고 해도, 시장 한번 나가려고 해도, 일이었는디.. 이제는 아주 편해.” 최근 여러 마을로 우편물을 배달 갈 때마다 듣는 이야기다.


  그동안 군에서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28개 노선에 농어촌버스를 운행하도록 매년 재정지원을 해 왔다. 그러나 오지마을은 도로환경이 좋지 않아 마을 입구까지만 버스를 운행해 주민들의 불편함은 여전했었다. 주민들에게 더 나은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군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100원 택시가 탄생한 것이다. 아직은 마을마다 이용권 수량도 제한되어 있고, 모든 마을에 적용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더 확대되리라 본다. 시골 어르신들에게 사회복지란 결코 큰 것이 아니다.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가장 불편한 것부터 해결해 주는 것이 진정한 사회복지 정의의 실현이라고 생각한다. 시골마을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100원 택시에 몸을 싣고, 더 이상 무릎이 아프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 이 글은 칼럼 저자가 작성한 것으로,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정보원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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