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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찾아가는 읍면동 복지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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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수영(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작성일 2018-11-23
김수영(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14년 2월 추운 겨울, 송파구 단독주택 지하 1층에 살던 세 모녀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한국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들의 죽음은 단지 ‘가난’의 문제가 아니라 ‘단절’의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서울은 인구가 천만 명인 메가시티이고, 송파구는 서울에서도 비교적 잘 사는 동네입니다. 그런데 이 풍요의 공간에서 세 모녀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 아무도 이들의 고통을 돌아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은 정부의 복지지원에서 소외된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2014년 7월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현재 확대·추진되고 있는 ‘찾아가는 읍면동 복지서비스’도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경각심에서 출발한 제도입니다. 2000년대부터 양극화, 대량실업,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복지예산도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2018년 기준, 정부 전체예산(429조 원) 중 복지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3.7%(146조 원)로, 국방(10.1%)과 경제(12.8%)와 비교했을 때 거의 3배에 달합니다. 그러나 복지재정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여전히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는 한계계층이 존재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복지만족도도 낮다는 비판이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더욱 거세졌던 것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타계하기 위해 읍면동의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이 사무실 책상에 앉아 복지급여 신청업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주민에게 가까이 다가가 위기가구를 찾아내고 이들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전달체계 개편을 단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읍면동 복지서비스 이미지


찾아가는 읍면동 복지서비스 전달체계 개편은 간단히 말해 읍면동 주민센터(현 행정복지센터)의 복지서비스 전달기능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기존의 복지급여 신청업무를 담당하는 ‘복지행정팀’과 구분된 ‘맞춤형복지팀’을 신설했습니다. 맞춤형복지팀 공무원들은 자산조사, 근로능력 평가, 부양의무자 기준과 같은 자격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국가의 공공부조를 받지 못하는 한계계층이나, 실업, 정신질환, 중독 등 여러 문제를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는 취약계층을 찾아내고, 이들을 직접 방문해 복지상담을 진행합니다. 그 과정에서 읍면동 복지행정팀, 시군구청, 지역의 민간복지기관들과 협력해 다양한 자원과 서비스를 연계해주고 위기가구가 갖는 다중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통합사례관리를 제공합니다. 현재 맞춤형복지팀의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는 2014년 15개, 2016년 1,092개, 2017년 2,619개 읍면동을 거쳐, 2018년에는 전국 3,502개 모든 읍면동으로 확대·실행되고 있습니다.


찾아가는 읍면동 복지서비스 사업은 일선의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이 위기가구, 지역주민, 민간복지단체와 긴밀히 연결되고 소통하는 공공복지 전달망 구축을 목표로 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2017년 제시한 ‘포용적 복지국가’ 비전에서도 더 많은 국민을 공공복지로 포용하고 사회적 배제를 막는 토대로 찾아가는 읍면동 복지서비스 사업을 꼽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정부의 노력은 어느 정도 가시적 효과를 거두는 중입니다. 2014년 맞춤형복지팀 시범사업으로 인해 복지이용자 만족도가 82점에서 92.8점으로 상승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찾아가는 읍면동 복지서비스가 추진되면서 복지이용자들이 느끼는 복지체감도는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치로 나타나는 만족도를 넘어서, 더 내실 있는 사회복지 연결망을 짜나가기 위해서는 여러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첫째, 지역의 민간복지단체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의 역할  분담과 협력에 대한 충분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신설된 읍면동 맞춤형복지팀이 수행하는 사례관리와 자원발굴 업무는 지금까지 지역의 복지단체들이 수행해오던 일이었습니다. 따라서 공공복지와 민간복지 사이의 혼선과 갈등이 예상됩니다. 찾아가는 읍면동 복지서비스 제공과정에서 공공복지와 민간복지의 역할과 정체성이 명확히 설정되어야만 협업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진정한 포용적 복지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복지서비스 이용자들의 주체적 참여가 필요합니다. 현재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보면, 복지서비스 계획수립, 목표설정 등 일련의 서비스 제공과정에서 복지이용자들의 의견은 거의 배제되어 있습니다. 복지이용자들은 단지 서비스 이용 이후에 사후적으로 만족도 조사에 참여할 뿐입니다. 진정으로 복지이용자의 참여를 추구한다면, 서비스 제공계획과 목표설정에도 이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기회를 주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복지이용자의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이들의 삶의 질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것은 아니기에, 복지체감도 자체에 연연하기보다는 공공복지의 진정한 목표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성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공공복지 전달체계 개편을 넘어서 공공복지 울타리 자체를 넓히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송파 세 모녀와 같은 복지 사각지대를 축소하기 위해서는 일선에서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이 이들을 찾아 나서는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공공복지의 높은 장벽을 낮춰서 사각지대에 있는 위기가구들이 사회적 안전망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위기가구를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만이 아니라, 부양의무자 기준, 자산조사, 근로능력 평가 등 다양한 기준들을 현실에 맞게 완화해 사각지대 자체를 축소하려는 제도적 개편도 함께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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