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칼럼

복지 관련 칼럼을 선별하여 보여드립니다.

[칼럼] 소득주도성장과 시민의 삶
칼럼 상세보기

작성자,작성일,첩부파일,정보제공을 나타낸 표입니다.

작성자 구인회(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작성일 2019-01-09
구인회(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소득격차 증대와 양극화가 우리 사회의 중심적 현안으로 등장한 지도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터진 직후, 우리 사회에는 대량실업사태가 벌어지고 서울역 등 대도시의 중심지에는 노숙인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우리 사회에서 빈곤 문제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도 이 때였다.

우리 사회에서 빈곤 문제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도 이 때였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외환위기가 진정되고 실업과 빈곤의 문제가 사그라지는가 싶더니, 양극화가 주요 언론매체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쟁점으로 등장하였다. 고용불안과 낮은 임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근로자들의 임금격차가 증가하였다. 부동산투기 열풍 속에 땅 부자, 집 부자들이 호사를 부리는 한편에서는 빈곤층의 수가 계속 늘어났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지금 3만불대의 1인당 국민소득을 자랑하는 세계10위권의 경제대국, 대한민국에서는 노인의 절반이 빈곤한 생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위층 10%가 자산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이 불평등 사회에서 다시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집 없는 서민들에게서 희망을 앗아가고 있다.

소득주도성장과 시민의 삶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그다지 오래된 현상은 아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상당히 평등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 시기 세계은행은 “동아시아의 기적”이라는 제목을 단 보고서를 통해서 한국,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들을 빠른 경제성장과 함께 평등한 분배를 이룬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한국은 성장과 분배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성공담의 주인공이 되어 산업화 초기 훨씬 앞서있었던 남미 국가들이나 필리핀의 실패와 비교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의 성공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지적되지만 나는 1950년대 초반 이루어진 농지개혁의 역할이 컸다고 본다. 전근대적인 지주계급이 사라지면서 남미같은 곳에서 기승을 부렸던 산업화 반대세력이 우리 사회에서는 힘을 잃었다. 다수의 농민들에게 평등한 자산 재분배가 이루어지면서 이후 대중교육이 빠르게 확산되었다. 그에 힘입어 산업화의 성과는 높아지고 그 혜택은 고르게 퍼지게 되었다. 간단히 말해 1950년대 농지개혁이 이룬 평등이 이후 한 세대에 걸쳐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하는 토대를 놓았다. 그러나 1990년대를 지나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소득 격차와 자산 불평등이 악화되기 시작했고 그 흐름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17년 등장한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우며 소득분배를 개선하면서 경제성장도 촉진하려 한다. 양극화에 맞서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소득 근로자를 지원하고 사회안전망으로 소득격차를 줄이려는 것이다. 산업화 기간 정부는 ‘선성장 후분배’를 내세우며 재벌 대기업에 특혜를 몰아주었고 노동자들의 권리와 중소기업, 서민층의 요구는 외면하였다. 작금의 양극화의 뿌리에는 이렇게 힘을 키운 재벌 대기업들의 끝없는 탐욕과 약자에 대한 횡포가 자리 잡고 있으니, 이를 바로잡는 것은 제대로 된 정부라면 응당 맡아야 할 일이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에는 저소득층과 서민의 소득을 높여 이들의 소비가 늘고 내수가 진작되면 경제도 좋아진다는 생각도 담겨있다.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낡은 생각들을 벗어나서, 시민들에게 제대로 보상하는 사회에서 경제도 나아진다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있으니 이 또한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나는 문재인 정부가 양극화 해소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의 삶에 대한 관심이 경제성장의 방편에 그치는 것이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성장담론을 넘어서서 시민의 삶의 질 향상 자체를 목적으로 노력할 때 사회가 발전한다는 점을 문재인 정부가 보여주기 바란다.



※ 본 콘텐츠 사용 시에는 반드시 출처(복지로)를 표기하여 주시고, 상업적 이용이나 저작물 변경은 금지함을 알려드립니다.

첨부파일
정보제공
만족도 평가 영역 현재 페이지의 내용과 사용 편의성에 대해 만족하십니까?
평가하기
 
현재 페이지의 오류와 개선점이 있으면 의견을 주시기 바랍니다.의견남기기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