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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입양동포 1세대 홀트방한 대표단 "입양은 축복이자 행복"
등록일2019-10-27

"입양인을 한국 사회 일원으로 받아주는 것에 매우 환영"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혈육의 따뜻한 손길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어린아이들은 전쟁 직후 혼란한 대한민국을 떠나 머나먼 타국 땅에서 양부모와 새로운 가정을 꾸렸다.


당시 미국에서도 생소한 '입양 가정'에서 자라난 한국인들은 숱한 차별과 따가운 시선을 버티며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약 60년이 흘러 중년이 된 이들은 "입양은 축복이자 행복"이라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한인 입양인 1세대인 수잔 순금 콕스(한국명 홍순금·67)와 마거릿 피치 하우저(고나미·65), 바버라 킴(김재분·65), 조디 멘도자(이선희·65)에게 입양은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된 인생의 가장 극적인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내 아동복지·입양 전문가 중 한명으로 꼽히는 콕스는 현재 홀트 인터내셔널 정책·외무 분과 부회장을 맡고 있다. 영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뒤 1956년 미국에 입양됐다.


하우저는 1958년 주한미군 가정에 입양된 뒤 미국 텍사스에서 자랐으며, 앨라배마주 오번대학교 명예교수로 은퇴했다. 1962년 서울역에서 발견된 바버라는 1964년 네브래스카의 한 미국인 가정에 입양돼 30년간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로 활동했다. 멘도자는 1957년 입양돼 미국 의류회사 존스 뉴욕의 부회장을 지냈다.


미국 사회 주류로 성장해 홀트아동복지회 방한 대표단 일원으로 이번 달 한국을 방문한 이들은 2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필요하며 입양의 긍정적인 면도 얼마든지 있다"고 거리낌없이 말했다.


다음은 이들과의 일문일답.


-- 한국 방문 이유는.


▲ (콕스) 가장 먼저 5월 별세한 말리 홀트 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의 묘소를 찾아 추모했다. 아울러 입양 1세대들의 시각과 경험을 한국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서울가정법원과 보건복지부 등을 방문해 한국 입양 정책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 콕스 부회장은 홀트에서 오래 일한 것으로 들었다.


▲ (콕스) 미국 홀트 본사에서 약 40년전 나에게 연락이 왔었다. 입양인 관련 업무에 '입양인의 시각이 필요하다'고 나를 설득했다. 지금은 입양인 모임도 많고 관련 정책 추진, 의견 교환도 활발하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못했다. 입양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기회가 흔치 않다고 생각해 홀트에 합류했다.



-- 사실 모든 입양인이 자신의 고국, 가족, 혈육을 찾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유로 한국에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갖게 됐나.


▲ (킴) 입양인들이 고국을 알고 싶어하는 마음은 누구나 있다. 다만 모두가 실천하는 것은 아니다. 그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 올 때마다 느끼지만 한국에 특별한 유대감이 느껴진다. 


▲ (멘도자) 출장 차 들른 한국에서 갑자기 내 뿌리를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홀트를 방문해 내 입양 서류를 볼 수 있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내가 머물렀던 보육원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곳을 방문했는데 벅찬 감정이 올라오더라. 이후에 콕스 부회장을 알게 됐고, 입양의 긍정적인 측면을 많이 전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한국에서 입양을 숨겨야 하는 일이고 부정적인 일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 (콕스) 입양은 아이들에게 가족을 만들어주는, 열린 기회를 제공해주는 일이다. 물론 입양 가정이 언제나 행복한 것은 아니다.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우리도 입양이 완벽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모든 가정은 완벽하지 않다. 우리들의 입장은 '보육원에서 자라는 아이와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 중 누가 더 행복함을 느낄지 고민해달라'는 것이다.


▲ (하우저) 입양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데는 나의 양어머니가 큰 역할을 했다. 어머니는 나에게 항상 '너를 입양해 너무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 역시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 행복했다. 가정의 따뜻함을 누릴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에 소개된 조디 멘도자의 입양 소식들 


미국 언론에 소개된 조디 멘도자의 입양 소식들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1957년 미국 지역 언론들에 소개된 조디 멘도자의 입양 소식들. 멘도자의 부모는 그 이외에도 한국인 어린이 3명을 입양해 당시에 큰 화제가 됐었다고 한다. [2019.10.27] 

▲ (킴) 영유아기에 입양된 다른 입양인과 달리 나는 친동생과 떨어져 10살때 미국에 입양됐다. 내 친동생은 입양되지 않고 계속 보육원에 머물렀다. 나와 내 동생의 삶을 비교하면 이 문제는 명확해진다. 내 동생은 18살때 보육원에서 나와 주변의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사회에 던져졌다. 고등학교 졸업장이 다였다. 동생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힘든 삶 기억 뿐이다. 동생과 달리 나는 가족의 사랑을 받았고 대학 교육도 받았다. 경제적으로도 여유롭게 지냈다. 삶 만족감이 큰 나는 입양아라는 사실을 언제나 공개적으로 말했는데 동생은 '부모가 없다'는 사실을 어디에서도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 최근 한국 정부는 입양인을 동포로 인식하고 동포 관련 통계에 입양인 숫자를 포함하는 등 동포의 범주에 입양인을 포함하기 시작했다.


▲ (콕스) 한민족 공동체의 개념이 확장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국 사회 일원으로 입양인을 받아주는 것에 매우 환영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 거주하는 이민자들도 모두 한국을 떠났지만 마음속으로는 모두 한국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우리도 마찬가지다. 



-- 한국 입양 정책에 조언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 (콕스) 입양은 그야말로 전 생애에 걸친 장기간의 과정이다. 입양은 입양인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사실 어떤 요구가 어디서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 만큼 입양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록의 보존이 가장 중요하다. 입양인이 원할 때 자신의 기록을 찾아볼 수 있고 필요하다면 친가족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개인적으로도 1978년 홀트 아동복지회를 방문해 내 입양 기록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을 잊지 못한다. 입양 원본 서류를 만졌을 때 내 친엄마를 만지는 느낌이 들었다. 



-- 앞으로 입양인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싶나.


▲ (하우저) 한국인들은 성과를 내고 그 업적을 이뤄냈다는 자부심을 중요하게 여긴다. 가정이 없는 아이들이 새로운 가정을 찾아 이들의 잠재력을 펼쳐나간다면 한국 사회에 충분한 기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런 부분을 강조하고 싶다. 


sujin5@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0/27 08:2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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