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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67번씩 들려오는 아이들 비명…"사랑의 매는, 없다"
등록일2020-06-14

2018년에만 2만4천604건…피해아동 2만여명에 28명 목숨 잃어

"가족 구성원 내 인식 변화 필요…저소득층 등 사회계층 문제와도 밀접"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최근 충남 천안과 경남 창녕에서 잔혹한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른 것을 계기로 아동학대 실태와 본질적 해결 방안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아동학대 사건은 공식 집계를 시작한 2001년부터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18년에는 2만4천여건, 하루 평균 60여건꼴로 발생했다.


법무부는 민법 개정을 통해 자녀에 대한 부모의 체벌을 법적으로 명확히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사회 구성원의 인식 변화와 사회적 안전망 확충 등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하루에 67번꼴 아동학대…2016∼2018년 학대로 숨진 아이만 102명


14일 보건복지부의 '2018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확인된 아동학대 사례는 2만4천604건이었다. 일평균 67건으로, 신고되지 않은 아동학대까지 고려하면 전체 학대 사례는 이를 한참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학대 피해 아동은 총 2만18명이었고 이들 중 28명이 학대로 사망했다.


중학생에 해당하는 만 13∼15세가 5천90명(25.4%)으로 가장 많았고, 초등학생에 해당하는 만 10∼12세(4천466명, 22.3%), 만 7∼9세(3천479명, 17.4%)가 뒤를 이었다. 미취학 아동은 만 4∼6세가 2천230명(11.1%), 만 1∼3세 2천70명(10.3%), 만 1세 미만 366명(1.8%) 등이었다.


전체의 76.9%인 1만8천919건이 부모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친부가 학대행위자인 경우는 전체의 43.7% 친모인 경우는 29.8%였다. 천안과 창녕 아동학대 사건처럼 계부와 계모가 학대행위자인 사례는 많지 않았다. 계부에 의한 학대는 2.0%, 계모는 1.2%였다.


이밖에 교사나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 대리양육자가 가해자인 경우가 15.9%, 부모를 제외한 친인척은 4.5%였다.


연도별 아동학대 건수는 집계를 시작한 2001년 2천105건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4년(1만27건) 처음 1만건을 넘겼고, 2017년(2만2천367건)에는 2만건을 넘어섰다.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의 윤혜미 원장은 "아동학대 건수가 증가한 것은 해마다 학대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의미보다 국민의 인식 개선과 신고 의무 부과로 아동학대가 더 쉽게 발견된다는 취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자녀를 부모 소유물로 보는 인식 문제…취약계층 안전망 확보해야"


잔혹한 아동학대 사건이 잇달아 사회문제가 되자 최근 법무부는 부모의 자녀 체벌을 법적으로 보다 명확히 금지하기 위해 민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법 제915조는 '친권자가 자녀를 보호하거나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해당 조항이 자녀에 대한 부모의 체벌을 허용하는 뜻으로 오인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법무부의 민법 개정이 필요한 조치라고 환영하면서도 아동학대를 근절하려면 법 개정뿐 아니라 전 사회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윤혜미 아동권리보장원장은 "아동복지법은 보호자가 아동에게 신체적 위협을 가해서는 안 된다고 금지하는데 그간 민법이 부모의 징계권을 인정해 혼선이 발생했다"며 "최근의 비극 이후 법무부가 신속하게 조치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한국사회에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소유욕이 강하고 자녀를 자신의 구성물로 간주하는 문화적 특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훈육이라는 이름하에 체벌이나 학대가 발생하는데 부모와 자녀, 가족관계 구성원 내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법무부의 민법 개정 추진을 환영하지만 법 개정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라며 "'세상에 사랑의 매는 없다'라는 인식을 확산하고, 현장에서 직접 상황을 판단하는 경찰관과 상담원의 역량 강화 등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가해 혐의자와 피해 아동을 선제적으로 분리하는 조치가 더 활성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 대표는 "아동학대 신고 직후 현장에서 학대 여부를 판단하기란 매우 어렵지만, 학대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아동을 분리하지 않아 2차 학대가 발생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며 "신고가 접수되면 가해 혐의자로부터 아동을 선제적으로 분리할 법적 근거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동학대를 사회계층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소득층이나 돌봄 부담이 큰 한부모 가정에서 아동학대가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고려하면 사회계층 문제와 밀접한 것으로 보인다"며 "개별적 학대 행위뿐 아니라 아이들이 처한 사회적 환경과 양극화 문제, 사회적 안전망 확충 등 거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c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6/14 07: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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