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처럼 맞았어요"…5∼11세 코로나19 백신접종 첫날


등록일 2022-03-31
정보제공처 연합뉴스



오늘부터 소아 백신접종 시작


(서울=연합뉴스) 박규리 기자 = "별로 아프지는 않았어요. 독감 주사처럼 맞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31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소재 미즈메디병원 키즈센터에 아버지와 형과 함께 코로나19 소아 백신 접종을 하러 온 초등학교 5학년 이율(2011년생) 군은 접종 후 차분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날부터 전국 소아접종 지정 위탁의료기관 1천200여곳에서 만 5∼11세(2010년생 중 생일이 지나지 않은 아동∼2017년생 중 생일이 지난 아동)에 대한 코로나19 소아용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해당 제품이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보고 지난달 23일 국내 사용을 허가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접종대상에 포함된 형 이결(2010년 9월생)군도 이날 동생과 함께 접종을 받았다.


체중과 키를 측정하고 체온까지 잰 형제는 아버지 이한보람 씨와 접종 전 문진을 받기 위해 진료실로 들어갔다.


김민균 미즈메디병원 소아청소년과 주임 과장이 아이들의 기저질환 여부를 먼저 확인했다.


없다고 대답하는 형제 뒤로 이 씨는 "아토피까지는 아닌데 건선이 있고,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어서 약물 치료도 받고 있다"며 세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아이들이 숨을 들이쉬는 모습까지 확인해 보고 문진을 마친 김 과장은 접종 후 원내에서 15∼30분가량 이상 반응이 생기는지 확인하고 귀가하라고 안내했다.


문진을 끝낸 아이들은 제4 진료실 앞에 나란히 앉아 접종 순서를 기다렸다.


진료실 안에서는 접종 준비가 한창이었다. 성인용으로 허가받은 기존 화이자 백신은 0.3㎖이지만, 소아용 백신은 0.2㎖로 용량이 더 적다.


백신에 포함된 유효성분도 기존 백신의 3분의 1(30㎍→10㎍)만 들어있다.


자기 차례를 기다리며 연신 매만지는 마스크엔 '소아용'이라는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부모는 그 옆에서 "독감 주사 많이 맞아봤지?" 하며 어딘지 긴장돼 보이는 아이들을 안심시켰다.


"결이 먼저 맞을까요?"


간호사는 아이에게 생년월일을 한 번 더 확인하고, 이상 반응 시 타이레놀을 복용해야 한다는 설명을 건넸다.


별 탈 없이 접종을 마친 아이들은 각자 이상 반응 대기시간을 맞춰둔 타이머를 손에 꼭 쥐고 접종 주의사항 안내문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의료진은 접종 후 일주일 정도는 무리한 운동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열이나 흉통이 있다고 하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한보람 씨는 접종 시행 첫날 형제 모두 접종을 받게 한 이유에 대해 "어차피 맞추기로 예전에 결정해서 최대한 빨리 끝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재작년과 작년에 업무차 미국에 머물렀다던 이 씨는 당시 국내에선 접종이 시행되지 않았지만, 미국에선 이미 아이 또래들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것을 봤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해선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씨도 앞서 화이자 백신으로 3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아빠가 백신 맞고 팔이 좀 부어서 오늘 조금 걱정됐었는데, 안 아팠어요. 그냥 괜찮아요."


생각했던 것보다 주사가 아프지 않았다는 두 형제는 접종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이제 하와이에 놀러 갈 수 있겠다"고 답했다.


이 씨는 "결이, 율이가 코로나19가 끝나고 하와이를 가고 싶다고 하는데, 하와이는 백신 접종을 해야 해서 이번 여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면역저하자, 당뇨, 비만, 만성 폐·심장·간·신장 질환자, 신경-근육 질환자 등 기저질환이 있어 중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소아에게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그 외 일반 소아에 대해서는 효과성, 안전성 등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검토해 부모와 아이가 자율적으로 접종 여부를 결정하라고 권고했다.


접종을 희망하는 경우 사전예약 누리집(ncvr.kdca.go.kr)에서 예약하면 된다.


사전예약 없이 당일 접종을 원하면 소아접종 지정 위탁의료기관에 전화해 백신 여분이 있는지 확인한 후 방문하면 된다. 성인과 달리 민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예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접종의료기관 목록은 코로나19 예방접종 누리집(ncv.kdc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curiou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03/31 13:4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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