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자 여사 아들 유지 따라 10억대 임야 기부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시아버지부터 시작된 기부와 사회공헌사업을 해온 집안의 80대 노모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이 남긴 10억원 상당의 땅을 서울시에 기부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초구에 사는 강정자(80) 여사는 지난 5월 61세의 나이에 지병으로 숨진 아들 고(故) 장세우씨의 유지(遺志)에 따라 남산 자락의 땅 2필지 826㎡를 최근 서울시에 기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인이 생전에 이 땅을 서울시에 기부해달라고 어머니인 강 여사에게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땅은 용산구 한남동 한남테니스장 건너편의 임야로, 현재 공시지가는 2억9천500만원이지만 도로에서 가까워 실거래가는 10억원이 넘을 것으로 서울시는 추정한다.
고 장세우씨의 유지는 평소 나눔을 실천하는 가풍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강 여사의 남편은 유엔(UN) 대표부 대사를 지냈던 고(故) 장상문씨로, 생전에 장학재단인 대원정사 이사장을 지내며 재산의 상당액을 기부했다.
강 여사의 시아버지인 고(故) 장경호씨 역시 동국제강 창업자로 대원정사를 설립하고, 마포구 대한불교진흥원을 건립해 헌납하는 등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벌였다.
아들 장씨도 출판업체 대원사를 경영하며 평소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여사의 측근 인사는 "집안이 대대로 기부를 생활화하며 모범을 보였다. 강 여사도 유산을 기부하는 것이 아들의 유지를 기리는 길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사유재산의 기부 처리지침'에 따라 기부받은 땅의 등기 이전을 완료했으며, 현재 이곳에는 별도의 개발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강 여사는 기부 사연이 알려질 이유가 없다며 인터뷰 요청을 극구 사양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12/03 08:3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