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10대임신 여성청소년만 책임 전가
여성부, 교과서 성차별실태 분석결과 발표
초중등 교과서에 남성중심적 세계관, 여성배타적인 내용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시정이 필요할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 2007년 개정교육과정으로 현재까지 보급된 초등학교 1~4학년 및 중학교 1학년 교과서 등 총 110권에 나타난 성차별실태 분석결과를 27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교과서에 등장인물의 경우 남성비율(63%)이 여성비율(37%)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중학교 기술가정 교과서의 경우 남성인물 분포는 94.5%에 달하고 실존인물이 많이 소개되는 국어와 도덕교과서는 10명 중 9명이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등장인물의 성비 뿐 아니라, 인물의 배경, 신분, 활동, 직종 등에서 뚜렷한 성역할 고정관념을 보여주는 사례가 많았다.
남성은 교육자·감독자·대표자 역할 등 나아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혜와 용기를 갖고 문제를 헤쳐 나가는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은 가사노동과 자녀양육·교육 전담자로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어려움을 벗어나는 수동적인 모습으로 그린 이야기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심지어 남성 청소년의 음란물 노출을 염려하는 모습을 통해 이들의 성적 호기심은 당연한 것으로 그려지는 반면 성폭력과 10대 임신은 여성청소년의 책임으로 인식시킬 우려가 있는 사례들도 교과서에 소개되고 있다.
또한 청소년기에 중요하게 다뤄지는 ‘우정’은 남성의 덕목으로 그려지며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방귀’라는 동일한 행동이 남성과 여성에게 얼마나 다르게 적용되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반면 초등 2학년 국어교과의 제주도 창조 신화 ‘설문대 할망’에서 여성 등장인물이 키도 크고 손으로 흙도 퍼내는 등 역동적이고 주체적인 모습을 그려 양성평등적 관점을 반영한 경우도 일부 있었다.
여성가족부는 초중등 교과서는 학교교육과정의 핵심요소에 해당하며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효과가 매우 높다고 판단, 이번 연구를 토대로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사회의 중심축이 되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모습이 교과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