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연합뉴스) 황정현 기자 = 충북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는 신체보다 정서적인 괴롭힘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충북아동전문보호기관에 따르면 2010년 아동 정서학대 신고접수는 105건으로 신체학대 75건보다 30건 더 많았으며 2009년에는 신체학대 92건ㆍ정서학대는 131건이었고 2008년엔 신체 52건ㆍ정서 77건 등이었다.
아동보호기관 김환재 팀장은 "신체적 학대는 주변 사람들이 쉽게 인지할 수 있지만 정서적 학대는 가정 내부사정을 모르면 알아채기 어렵다"라며 "정서적 괴롭힘도 학대의 일부인데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서적 학대는 모욕 욕설 비난 비교 호통 등으로 아이가 심리적 상처를 받거나 자아존중감 상실하게 만드는 행위를 말한다.
지난 2월 가정주부인 A씨가 정신지체 3급인 중학생 딸에게 심한 욕설을 퍼붓고 모욕을 주거나 폭행을 가해 아이가 엄마만 보면 경기를 일으키는 사례도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
김 팀장은 "대개 신체적 학대와 정서적인 학대가 동시에 일어난다"라며 "정서적 학대가 빈번하게 발생하면 아이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비행청소년으로 탈선하게 되는 등 심각한 상황을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다문화 가정이 늘면서 제3세계 부모를 둔 아이들의 학대신고도 2008년 1건에서 2010년 18건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이주여성과 남편 간 언어ㆍ문화ㆍ나이차이 때문에 생기는 다툼으로 아이까지 피해를 보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단체는 설명했다.
아이를 방임.유기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는데 지난 3월에는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20대 부부가 20여일 된 영아를 키울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서로 떠밀다 진천군의 한 주택 앞에 버린 사건도 있었다.
김환재 팀장은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학대 행위자에 대한 법적 규제나 의무교육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강제할 수도 없고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인구대비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확충하고 상담원을 늘려 더 많은 아동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웃.친인척.낯선 사람의 적극적인 신고도 필요한다"라며 "단체는 신고자의 신변을 100% 보호하는 만큼 걱정하지 말고 의심만 되면 우선 신고만이라도 해달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5/01 07: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