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따뜻한 봄기운을 제대로 만끽해 보기도 전에 벌써 낮 기온이 25도를 넘어서는 등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 각종 세균이 쉽게 자라고 번식해 음식이 상하기 쉬워 식중독이 발생하기 쉽다. 식중독의 80% 이상이 5월부터 9월 사이에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요즘 같이 갑작스럽게 더워진 날씨에 위생관리에 신경쓰지 못하고 있다가 식중독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선선한 아침에는 괜찮았다고, 더운 한낮이 지난 뒤 저녁에 무심코 먹었다가 배탈이 나기 일쑤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고동희 교수의 도룸말로 식중독 원인과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배변 후 씻지 않은 손, 상처난 손으로 한 요리, 날 어패류가 원인
식중독은 세균이나 세균이 만든 독이 포함된 음식을 먹은 후 발생하는 복통, 설사, 구토, 피부 두드러기, 감염 증상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등 4가지 균을 통해 발병한다.
여행을 가면 물갈이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의 배탈, 설사는 병원성 ‘대장균’이 원인이다. 장에 사는 균인 대장균은 대변으로부터 오염됐다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대변으로부터 직접 오염되는 경우보다 화장실 갔다 온 후 손에 균이 묻어서 다른 곳으로 퍼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장균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으면 12~24시간 후에 복통, 설사를 하게 된다.
염증이나 부스럼이 있는 사람이 요리를 하면 상처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나와 음식을 오염시켜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균 자체 보다는 음식 속에서 번식한 포도상구균의 독소 때문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섭취 후 1~3시간이 지나면 심한 구토와 복통, 설사가 생긴다.
조개, 굴, 낙지, 생선 등 어패류나 생선을 날로 먹고 난 후에 식중독이 생겼다면 ‘장염비브리오균’에 의한 것이다. 10~24시간 경과 후 복통, 구토, 심한 설사 증상이 나타나며 열이 나기도 한다. 비브리오균의 한 종류인 ‘비브리오 불니피쿠스’라는 균은 패혈증을 일으켜 생명을 앗아가기도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간기능이 나쁜 사람들에게 잘 발생하고 어패류나 생선회를 먹고 10~24시간 후에 열과 피부반점, 물집 등이 생기고 전신의 통증이 주요 증상이며 심할 경우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육류나 계란, 우유, 버터 등에 잘 자라는 ‘장염살모넬라균’에 의해서도 식중독이 발생한다. 섭취 후 8~48시간이면 열,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냉장고 맹신 말고 웬만하면 끓여 먹기
식중독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따뜻한 꿀물, 설탕물, 이온음료 등으로 수분섭취를 충분히 하고 안정을 취하면 2~3일 내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심한 고열과 복통, 설사 증상이 이틀 이상 지속되거나 탈수증상이 생기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어린이나 노인환자들은 합병증이나 탈수가 쉽게 생기므로 일찍 병원방문 치료를 받아야 한다.
흔히 냉장 보관된 음식은 안전하다고 믿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만약 음식이나 음식재료가 요리 중이나 이동 중에 오염됐다면 냉장보관 하더라도 음식물 속에 균이 그대로 살아있고 냉장고 속에서도 균이 자랄 수가 있다. 냉장·냉동보관 해야 하는 음식은 상온에 10분 이상 방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고,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도 냉장실 보관은 하루이상 하지 않도록 한다.
일부 식중독은 음식물을 끓여먹더라도 발생할 수 있지만 여름철 음식은 무조건 끓여서 먹는 것이 안전하다방법으로 조리한다. 채소나 과일 같이 끓이지 않고 먹는 음식은 흐르는 물에 씻어서 먹어야 한다. 세척하는 물은 오염되지 않은 수돗물이 가장 안전하다.
음식을 만들 때 생선이나 고기를 자르고 다듬은 칼과 도마는 반드시 흐르는 물에 씻은 후에 다른 음식물을 다뤄야 한다. 행주는 매일 깨끗이 씻고 바짝 말려서 사용해야 하므로 여름철 주방에는 여러 개의 행주를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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