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백내장은 제왕절개수술, 치핵수술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많이 하는 3대 수술 중 하나로 꼽힌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국내에서만 한해 동안 약 36만5000명이 백내장수술을 받았다.
백내장은 60대 이상 노인에게 주로 발생하는 노인성 안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발병 연령대가 점차 낮아져 특히 30~40대 남성층에서 백내장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이 지난 5년간 병원을 찾은 2만9000여명의 백내장 신규환자를 분석한 결과 30~40대 환자가 무려 10%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30-40대 백내장 환자수는 다른 연령대와 달리 남성이 89명으로 여성 31명에 비해 약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연령대에서는 여성 백내장환자가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백내장은 사진기의 렌즈가 더러워지면 사진의 선명도가 떨어지는 것 처럼 눈에서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며 안개가 낀 듯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거나 물체가 겹쳐 보이는 증상을 보인다.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 시력도 점차 나빠진다.
하지만 백내장 초기에는 한쪽 눈의 시력이 먼저 나빠져 시력 저하를 자각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젊은 나이라도 갑자기 눈이 침침해진 느낌이 들거나 시야가 뿌옇고 답답한 느낌, 안경이나 돋보기를 껴도 잘 보이지 않고 사물이 겹쳐 보이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면 백내장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백내장은 방치할 경우 실명에도 이를 수 있어 발병 후에는 정기검진을 통한 경과관찰이 중요하다.
이처럼 남성들의 백내장 발병연령이 낮아지는 것은 사회생활이 많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흡연과 음주량이 많다는 점,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 디지털기기 사용 증가 등이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성인병·치료약물도 원인 중 하나
특히 서구화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당뇨 등 성인병이 증가함에 따라 그 합병증으로 일반적인 환자보다 젊은 나이에 백내장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또 성인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고지혈증치료제, 스테로이드제제 등을 장기간 복용했을 경우에도 체내 대사 이상으로 백내장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백내장 발병 가능성이 평균 2.5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컴퓨터, PDP 등 디지털기기 사용시간이 현저하게 늘어난 점도 문제다. 쉬지 않고 화면을 주시할 경우 눈의 피로도를 증가시켜 그만큼 눈의 노화를 앞당기기 때문이다.
◇약물 치료로 진행 늦춰, 수술로 혼탁 제거
백내장은 초기에는 약물로 병의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맑은 시야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수정체 혼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게 된다. 백내장수술은 뿌옇게 흐려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투명한 인공수정체로 바꾸는 수술이다. 최근에는 초음파를 이용, 3mm이내로 절개하기 때문에 수술 후 빠른 회복 및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해졌다.
백내장은 비교적 수술이 간단하고 다른 수술에 비해 합병증이 적긴 하지만 저항력이 약한 환자의 경우 감염에 의한 안내염 등의 합병증이 따를 수 있으며 때로는 실명에 이르기도 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수술 후에도 철저히 관리해야 합병증 없어
백내장 수술 후에는 2주 정도 눈에 물이나 땀이 들어가는 것을 막고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자외선이 강한 여름철에는 장시간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선글라스나 캡이 있는 모자 등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백내장센터 송상률 교수는 “노인성 질환으로 널리 알려진 백내장은 최근 검진기술의 발달, 술과 담배, 성인병과 치료약물 등에 의해 발병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늦어도 40대부터는 최소 1~2년에 한번 정기적으로 전문병원을 찾아 검진 받고, 자외선 노출, 술·담배, 스마트폰 사용 등 눈에 피로를 더하는 환경을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창연 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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