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로이터=연합뉴스) 한해 600만명 이상 쏟아져 나오는 중국의 대졸자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아우성이다.
중국 대졸자 취업률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낮은 보수를 제공하는 일자리들이 대부분이어서 불만이 높다.
베이징(北京) 부근 허베이(河北)성 출신의 대졸자인 옌밍룽(23)씨는 자동차 수리공이다.
그는 베이징시 외곽의 한 기숙사에서 동료 6명과 한 방을 쓰며 생활하고 있다. 그가 받는 봉급은 월 2천500 위안(43만원)에 불과하다.
옌 씨는 "내가 어떻게 만족할 수 있겠는가. 5년 후에도 내 월급이 대학에 가지 않은 내 친구들과 같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좌절감을 드러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금년도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국 대졸자들의 지난해 실업률은 6.7%에 그쳤다. 2009년의 대졸자 실업률에 비해 3% 포인트 가량 낮은 수치다.
왕메이옌 중국 사회과학원 조교수는 중국의 대졸자 고용시장은 대체로 건전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베이징 소재 한 독립 연구소의 런싱후이 연구원은 "대졸자 취업률은 해당 대학 당국이 조사한다"면서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대졸자 고용통계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했다.
특히 대졸자들이 전공했거나 선호하는 분야의 일자리를 찾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애니메이션 영화 분야를 전공한 펑뱌오씨는 "대부분의 대졸자들이 겪는 문제는 자신들에게 합당한, 또 선호하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 광고를 설계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한 달에 3천 위안(51만원) 정도밖에 받지 못하며, 베이징 중심가에 있는 직장까지 출근하는 데는 편도 1시간30분이 걸린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현재 중국에서 대졸자 봉급은 농민공들의 봉급에 비해 별다른 차이가 없으며, 이로 인해 고등교육의 가치에 대한 `신뢰의 위기'마저 생겨나고 있다.
특히 대졸자들의 실업은 중국 당국에 경제적 문제이자 정치적 고민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1989년 발생한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에서 드러났듯이 중국의 현대사는 학생들이 주도한 저항운동에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9/14 17:1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