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가격 자율화로 내년에 고교 교과서 구입 비용이 2배 가까이 오를 것으로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정했다.
한나라당 김세연 의원은 18일 “교과부가 추정한 자료를 보면, 학생 1인당 교과서 비용이 올해 4만8440원에서 내년에는 8만3090원으로 2배 가까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교과서 비용은 매년 추가로 올라 2015년에는 10만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내년부터 교과서 가격 책정이 고교 선택과목 20종부터 단계적으로 출판사 자율에 맡겨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교과부가 책의 외형(쪽수·종이질·채도·삽화 등)과 가격을 결정해왔다.
2010년부터 교과서 외형 자율화가 실시되고 있는 중1 과학 검정 교과서의 경우 2009년 대비 교과서 평균 가격이 2899원에서 7053원으로 1년 새 2.4배가량 늘어났다. 출판사가 삽화와 사진을 많이 넣고 용지의 질을 바꾸면 내용이 풍부해지고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등의 장점은 있지만 교과서 단가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교과부가 올해 1학기부터 국·영·수 과목에 한해 CD 형태로 보급하고 있는 e-교과서가 실제 활용도는 높지 않으면서 교과서 가격 인상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예를 들어 현재 8670원인 고등학교 영어교과서에서 e-교과서 값은 1540원(18%)이다.
김세연 의원은 “등록금 인상률 제한과 마찬가지로 교과서 가격 인상폭도 물가상승률의 15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지나친 가격인상을 제어하기 위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급격한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해 ‘교과서 가격 심사위원회’를 구성, 부당하게 가격을 올린 경우는 조정권고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또 e-교과서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CD 형태가 아닌 온라인 다운로드가 가능하도록 담당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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