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스마트폰 요금제 왜 없나요?


등록일 2011-09-27
정보제공처 연합뉴스



대학생들이 영상통화 스마트폰 요금제 추진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스마트폰은 청각장애인들에게 세상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보여줌으로써 생활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다. 그러나 청각장애인들은 마땅한 요금제가 없어 스마트폰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미처 신경 쓰지 못해온 청각장애인의 스마트폰 요금제에 대해 대학생들이 개선을 요구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3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청원게시판에는 대학생들이 청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 요금제를 만들어주세요라는 글을 올려 "청각장애인을 위해 스마트폰 음성통화를 영상통화로 대체한 요금제를 만들자"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글은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스마트폰 요금제에서도 소외받는 분들이 있다"며 "일반인도 스마트폰 요금제의 음성이나 문자를 다 못 쓰는 경우가 많은데 청각장애인들은 사용하지 못하는 음성요금도 내고 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생각해본 적 없는 일인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당한 요구다" "공감한다"며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 26일 오후 기준으로 다음 아고라 게시판 서명 참여자는 약 1천100명을 기록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3세대(3G) 스마트폰 요금제는 음성과 문자 데이터가 일정량씩 묶여 구성돼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해 청각장애인들에게 필요치 않은 음성통화료를 내야 하는 셈이다.  

 

SK텔레콤[017670]은 지난 8월 이용자가 음성·문자·데이터 이용량을 원하는 대로 골라서 쓰는 맞춤형 스마트폰 요금제를 내놓았지만 최소 150분의 음성 서비스를 필수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KT[030200]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032640] 등 3사는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등에 가입비 면제 기본료와 국내 음성·영상통화료 및 데이터 이용료 35% 감면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청각장애인이 현 스마트폰 요금제에 가입하는 대신 일반 요금제를 쓸 경우 0.5KB당 0.25원인 데이터를 500MB를 쓰고 35% 할인받으면 데이터 이용료로 25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  

 

청각장애인이 스마트폰을 이용하려면 어쩔 수 없이 이통사가 조합해 놓은 요금제에 가입하고 의무로 지정된 음성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는 이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다.  

 

서명운동을 진행한 학생은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 다니는 임현정(24·여)씨 등 5명. 이들은 KT의 대학생 인턴 프로그램인 모바일 퓨처리스트을 통해 휴대전화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에서 청각장애인이 스마트폰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것을 알고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다음 아고라 게시판과 페이스북 등 인터넷 공간은 물론 한국기술교육대 교내와 천안시 백화점 앞 서울 광화문과 시청 등에서도 오프라인 서명운동을 펼쳐 농인 100여명을 포함한 약 8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임현정씨는 "많게는 1만명 적어도 수천명의 서명을 모아 방송통신위원회에 청각장애인용 스마트폰 요금제를 만들 것을 정식으로 건의하겠다"면서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꼭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9/27 07:1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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