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학교폭력 종합대책이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6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학교폭력 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학생 생활지도에 대한 학교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최종 확정, 발표했다.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학교폭력이 발생해 피해학생을 가해학생으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을 때 학교장이 가해학생을 즉각 출석정지토록 했으며 출석정지 제한도 없어져 기존 30일에서 무기한으로 가능해진다.
또 학교폭력 가해기록을 학교생활기록부에 남겨 입학사정관 전형에도 반영한다.
피해학생 전학조치가 사라지고 가해학생 강제전학조치가 가능해지며 전학 전 가해학생은 교과부의 Wee 스쿨과 법무부의 청소년비행예방센터 등 가해학생 재활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학교 내 일진의 존재를 파악하는 ‘일진지표’가 만들어지며 2번 이상 일진 신고가 들어오면 ‘일진경보’가 작동돼 경찰서별 전담경찰관이나 Wee 센터 전문가들이 등이 참여해 일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상담과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또한 학교폭력을 은폐하려다 적발된 학교장과 교원은 중대비위 수준으로 징계하며 담임교사는 매학기 1회 이상 학생 1대1면담을 하고 면담결과를 학부모에게 통지해야 한다.
학생 수 30명 이상인 학급에는 담임과 부담임을 두는 복수담임제도를 도입하고 학생생활규칙을 수립해 학생생활지도에 철저를 기한다.
학부모들이 학교 교육과정과 학생생활지도 등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학기마다 학부모 교육차원에서 학교설명회를 개최한다.
정부의 이번 종합대책에 대해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와 학부모의 역할을 강화한 점 등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입시경쟁 위주의 학교풍토를 바꾸는 근본적 대책 없이 사후처벌에 치중하는 한계가 있으며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학교폭력의 책임을 교사와 학부모에게만 전가하며 처벌위주의 대책을 나열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전교조는 “학교폭력의 근본 원인은 지나친 경쟁시스템과 학벌사회에 있다”며 “돌봄과 공평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기보다 오직 승자독식의 1등 만이 인정받고 다수의 학생들을 인정하지 않는 차별과 배제, 은폐와 소통부재의 학교문화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학교폭력자치위원회 결과를 생활기록부에 기록해 대학입시에 반영하겠다는 것은 청소년 시절 과오를 이유로 사회로부터 격리, 배제하겠다는 반교육적 비인권적 조치”라며 “어떠한 차별과 폭력도 거부하는 민주주의 교육, 인권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생의 요구와 필요에 반하는 두발 금지, 체벌 허용 등 전근대적인 학생생활지도 방안에 반대한다”며 “학생들을 사회적 범죄자로 낙인찍는 정책에 반대하는 서명운동, 기록 금지 운동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 편모(42) 씨는 “학생부에 기록을 남기는 것은 평생 범죄자처럼 낙인을 찍는 것”이라며 “‘경찰출동’에 앞서 민주적인 방법으로 학생의 잘못을 깨닫게 할 수 있는 학교 자체적인 체계 마련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영신 기자
등록일:2012-02-07/수정일:2012-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