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모텔서 주는 물 30%는 ‘더러운 물’…대장균도 나와
호텔·모텔·여관 등 숙박업소의 음용수 수질을 검사한 결과 검사대상의 30%는 먹기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모텔에서는 배설물에서나 발견되는 대장균까지 검출됐다.
서울시는 20일 “방이동, 신림동, 천호동 등 호텔·모텔 밀집 지역에서 78곳의 숙박업소를 조사한 결과 점검대상의 30%는 수질이 음용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이들 업소의 수질을 분석해보니 정수기 음용수에서 7건, 냉·온수기의 음용수에서 13건, 재활용 가짜생수에서 11건 등 총 24건이 음용 부적합 수준인 것으로 판명된 것이다.
특히 이 중 6곳은 배설물에서나 볼 수 있는 분원성대장균군, 총대장균군이 발견되는 등 많게는 기준치의 97배에 달하는 세균이 검출됐다.
이들 업소는 정수기 물을 오랫동안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냉·온수기 물통을 재활용하면서 물통을 불결하게 취급했다.
또 손님이 사용한 생수병을 다시 내놓거나, 생수병 마개만 교체해 진짜 생수인 것처럼 냉장고에 넣어 손님에게 제공한 사례도 있었다.
서울시는 대장균이 검출되거나 생수병을 재활용해 사용한 9곳을 형사입건하고 일반세균이 기준치를 초과해 수질기준을 위반한 15곳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조치를 내렸다.
지난해 숙박업소 음용수 수질단속에서는 조사 대상 42곳의 64%(26곳)가 음용수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박중규 서울시 특별사법경찰과장은 “숙박업소의 음용수 수질은 무엇보다 업주들의 위생의식이 우선돼야 한다”며 “시민 건강과 직결된 만큼, 앞으로도 위반행위는 엄중 단속해 처벌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저작권자ⓒ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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