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2012년 임진년이 저물고 2013년 계사년이 다가오고 있다. 이 무렵에는 해넘이와 해맞이를 계획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이번 겨울은 유난히 눈이 잦고, 한파도 심해 산행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일출을 볼 수 있는 산의 기온은 도시보다 훨씬 낮고, 그동안 내린 눈 때문에 이미 빙판이 된 등산로도 많다.
따라서 새해 전후로 해넘이나 해맞이를 계획한 사람은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얇은 등산복을 여러 벌 껴입어야 = 해넘이와 해맞이를 하는 밤과 새벽 시간에는 추위가 절정을 이르는 때이므로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기온이 내려가면 몸의 뼈, 관절, 인대 등 근골격계의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다치기 쉽다. 특히 허리디스크나 관절염 같은 척추 관절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은 하산 후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겨울 산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온이다. 저체온증을 막기 위해 방한, 방풍, 방수 효과가 있는 등산복을 입어야 한다. 겉옷 안에는 두꺼운 옷보다는 가볍고 느슨한 옷을 여러 벌 껴입는 것이 낫다. 목도리와 모자 등을 이용해 보온을 유지하고 동상 예방을 위해 젖은 양말이나 장갑은 여벌로 바로 교체해야 한다.
초콜릿이나 사탕 등 열량이 높은 간식을 먹는 것도 저체온증과 저혈당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핫팩을 준비했다가 허리가 아플 때 찜질해주면 통증 완화와 보온에 효과적이다. 무릎 관절을 잡아줘 부상을 예방하는 무릎 보호대는 체온 유지에도 도움이 되는 등산 소품이다.
겨울 산행에서 보온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등산화다. 등산화는 발을 보호하고 체온을 유지하게 하며 미끄럼까지 방지하는 중요한 장비다. 빙판길이라면 아이젠도 구비해야 한다. 등산화는 가볍고 발목을 덮지 않는 경등산화와 무겁고 발목을 덮는 중등산화로 나뉜다.
등산 코스가 짧거나 초보인 사람은 보통 경등산화를 선택하는데, 겨울산을 오를 때는 되도록 중등산화를 신는 것이 낫다. 중등산화는 장거리 등산 시 발목을 잡아줘 부상을 예방해주고 보온 효과도 더 크기 때문이다.
등산화의 소재는 눈이 스며들지 않도록 방수 기능과 내부의 습기를 밖으로 배출할 수 있는 투습 기능이 있는 원단을 사용한 것이 좋다. 등산화 밑창에 미끄럼방지 처리가 돼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깔창은 실리콘이나 폴리우레탄 등으로 된 것이 충격 흡수를 잘해 발의 피로를 줄여준다. 깔창은 평발인 사람에게 특히 필요하고, 깔창이 없다면 두꺼운 양말을 신어 쿠션 역할을 대신하도록 해야 한다.
◇1~2시간 내 왕복 가능한 완만한 등산로 선택해야 = 중등산화와 함께 등산용 스틱을 챙기면 더욱 좋다. 스틱은 하중의 30% 정도를 팔로 분산시켜 체력 소모와 무릎 부담을 줄인다. 허리가 아프지 않더라도 적절히 사용하면 몸의 균형을 잡는 데도 도움이 된다. 스틱은 평지에서는 팔꿈치가 90도 정도가 되도록 하고, 오를 때는 짧게, 하산할 때는 길게 조정해 쓴다.
코스는 경사가 심한 길 보다는 1~2시간 내에 왕복이 가능한 완만한 등산로를 선택하는 게 좋다. 겨울 산은 계곡이 얼거나 바위에 눈이 쌓여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코스를 선택할 때부터 계곡이나 가파른 바위산은 피해야 한다.
체력 안배에도 신경써야 한다. 겨울 등산은 다른 계절 산행에 비해 체력 소모가 크다. 등산에 자신이 있더라도 하산을 할 때까지 소모되는 체력이 70∼80% 수준을 넘지 않도록 체력을 안배해야 한다.
이밖에 등산 시작 전에는 준비운동을 20분 이상 충분히 해주는 게 좋다. 준비운동은 산의 찬 기온과 낮은 기압으로 뻣뻣해진 척추와 관절, 주변 근육을 풀어주고 혈류량을 늘린다. 하산 후에도 마무리 운동은 필수적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산에 다녀온 후 다리와 허리가 아프면 충분히 쉬면서 온찜질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찜질과 휴식 후에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으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가벼운 충격이라 해도 잦은 척추 부상이 쌓이면 만성적인 통증을 야기하고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앞당기므로 정확하게 진단받고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12/28 06:1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