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건망증의 원인은 나이를 먹으면서 나타나는 서파수면(slow-wave sleep) 장애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파수면이란 수면의 여러 단계 중 느린 뇌파가 나타나는 가장 깊은 수면상태로 건강한 성인의 경우 전체 수면시간의 약 20%를 차지한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의 브라이스 맨더 박사는 노인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건망증은 서파수면 장애로 단기기억이 제대로 뇌에 저장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7일 보도했다.
서파수면은 새로운 기억을 단기간 저장하는 뇌 부위인 해마(海馬)에서 장기간 저장하는 전전두피질(前前頭皮質)로 이동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 서파수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새로운 기억이 해마에만 머무르고 전전두피질에 영구저장이 되지 않는다고 맨더 박사는 밝혔다.
따라서 새로운 기억들은 전전두피질로 옮겨져 저장되지 못하고 해마에만 단기적으로 중복 저장되기 때문에 건망증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서파수면은 젊은이들의 전형적인 수면패턴이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점차 그 기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맨더 박사는 설명했다.
그의 연구팀은 대부분이 20대인 건강한 청년 18명과 건강한 70대 노인 15명을 대상으로 120개의 단어 세트를 외우게 하고 수면실험실에서 하룻밤을 자도록 했다.
이와 함께 뇌전도(EEG)로 이들의 수면 중 뇌파의 활동을 관찰했다. 다음날엔 전날 외운 단어 세트를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지를 테스트하면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 스캔을 실시했다.
그 결과 노인 그룹은 청년 그룹에 비해 서파수면의 질이 75%나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어 세트 기억 시험에서도 노인 그룹은 청년 그룹에 비해 성적이 55%나 저조했다.
fMRI 검사에서는 서파수면이 새로운 기억을 단기저장소인 해마에서 장기저장소인 전전두피질로 효과적으로 이동시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연구결과는 직접적인 경두개전기자극이나 약물을 통한 건망증 치료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신경과학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 최신호(1월 27일 자)에 발표됐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1/28 09:5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