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이팔청춘' 이색 노인일자리사업 '인기'


등록일 2013-02-04
정보제공처 연합뉴스



'아직도 이팔청춘' 이색 노인일자리사업 '인기'
'아직도 이팔청춘' 이색 노인일자리사업 '인기'
(인천=연합뉴스) = 사회에서 은퇴한 어르신을 위한 노인일자리사업이 해를 거듭 할수록 점차 다양화하면서 재취업을 희망하는 노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천시는 올해 313억2천200만원의 예산을 들여 287개 분야, 총 1만5천900개의 일자리를 지역 노인에게 제공할 방침이다. 사진은 지난해 인천시 남구노인인력개발센터의 노인일자리사업 '이야기할머니'에 참여했던 임신례(72ㆍ왼쪽서 두번째)씨 등이 유치원생들에게 구연동화를 들려주는 모습.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젊은 시절부터 30년 넘게 라이브 카페 등에서 밴드 공연을 해 온 한광오(67)씨.

그는 현역에서 은퇴한 요즘도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 만 60세 이상 노인 35명으로 구성된 '늘푸른실버악단'의 관악단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악단은 인천시 남구노인인력개발센터가 운영 중인 노인일자리사업 가운데 하나다.

한씨는 3일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잘하는 게 기타 치는 것뿐"이라며 "능력이 있는데도 썩이는 것은 아깝지 않냐"고 웃었다.

사회에서 은퇴한 어르신을 위한 노인일자리사업이 해를 거듭 할수록 점차 다양화하면서 재취업을 희망하는 노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천시는 올해 313억2천200만원의 예산을 들여 287개 분야, 총 1만5천900개의 일자리를 지역 노인에게 제공할 방침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1천여개가 늘어난 수치다.

노인일자리 사업이 처음 시작된 지난 2004년과 비교하면 일자리 형태도 다양해졌다.

사업시행 초기에는 마을 청소나 공영주차장 관리 등 따분하지만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자리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지난 현재 각 지자체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노인들은 다양한 일을 하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늘푸른실버악단' 외에도 남구노인인력개발센터가 운영하는 노인일자리사업 가운데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가 눈길을 끈다.

구연동화 전문강사에게서 교육을 받은 노인들이 매주 1차례 지역아동센터나 어린이집 등을 방문해 전래동요를 아이들과 함께 부른다. '책읽어주는 골릴라', '방귀쟁이며느리' 같은 동화책도 읽어 준다. 올해 90명을 모집에 180명이나 신청했을 정도로 지역 노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일자리다.

2년째 이 일을 하고 있는 이희영(65)씨는 "자식들은 다 컸고 집에만 있으면 뭐하겠냐 싶어 시작했다"며 "매월 받는 20만원이라는 돈보다는 자라나는 새싹들의 인성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보람 덕분에 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역 특색을 살린 일자리도 눈에 띈다. 남동구노인인력개발센터의 '해양생태공원해설사'는 지역의 유명 공원인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찾는 유치원생 등을 대상으로 생태공원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 주는 일을 한다. 조류나 염생식물을 관찰하는 모니터링 활동도 병행한다. 전직 교사 출신 지원자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다.

연수구노인인력개발센터가 모집하는 '황금밥상지킴이'는 찌개나 밑반찬 등 우리나라 음식을 만드는 데 서툰 다문화가정의 이주여성들에게 조리법을 알려주는 일이다.

그 밖에도 인천시노인복지센터와 부평구노인인력개발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기자단'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정부의 이 사업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노인을 위한 일자리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인천시의 2011년 노인취업욕구 조사 등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인천지역 노인 인구 중 8만1천84명(30.8%)만 취업을 했다.

나머지 18만2천178명(69.2%)의 노인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으며 이 가운데 33%인 5만9천500명이 취업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 노인정책과 정은모 주무관은 "고학력을 지닌 노인들의 은퇴가 점차 늘면서 '우리동네환경지킴'이 같은 단순 청소일보다는 고급 노인일자리가 각광을 받고 있다"며 "은퇴 후에도 경력을 살려 다양한 분야에서 노인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노인일자리를 늘려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2/03 10:1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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