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서울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15개 전국 주요 대형병원 응급실은 지금 당장 급한 환자가 찾아가도 병상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2년 응급의료기관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복지부가 2011년 7월∼2012년 6월 전국 433개 응급의료기관을 조사한 결과 서울대(126%), 전남대(116%), 전북대(107%), 경상대(105%), 경북대(103%), 삼성서울(102%), 인하대(102%) 등 7개 병원 응급실의 병상포화지수가 100%를 넘었다.
병상포화지수가 100%를 상회하면 병상에 비해 환자 수가 너무 많아 항상 '대기'가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이들 뿐 아니라 포화율이 80∼100% 수준인 상계백병원ㆍ길병원ㆍ순천향대부천병원ㆍ연대원주기독병원ㆍ부산대병원ㆍ이대목동병원ㆍ양산부산대병원ㆍ분당서울대병원 등 8개 응급실도 병상 회전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할 때 사실상 100% 대기가 예상된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433개 응급의료기관 가운데 69.7%(302곳)만 시설ㆍ장비ㆍ인력 법정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 충족률은 2011년 조사 결과(58.4%)보다 11.3%포인트 높아졌다.
응급의료기관 종류별 기준 충족률은 ▲권역센터 88.9% ▲전문센터 100% ▲지역센터 95.7% ▲지역응급의료기관 58.1%로 집계됐다.
시ㆍ군ㆍ구 단위를 담당하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의 경우 상황이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준 충족률이 가장 낮을 뿐 아니라, 지난 조사에서 기준에 미달해 28곳의 지정이 취소되고 법적 기준이 완화된 점 등을 고려하면 1년사이 개선폭이 2.8%포인트에 불과했다.
항목별로는 시설과 장비 충족률이 각각 94%, 90% 수준인데 비해 인력은 74%에 그쳐 여전히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확인됐다.
지역별 충족률을 지역센터와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나눠 살펴보면, 센터의 경우 경기(95.8%), 충남(75.0%) 전남(50.0%)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100%를 기록했다. 전남지역에서는 6개 지역센터 가운데 절반인 3곳(해남병원ㆍ여천전남병원ㆍ고흥종합병원)이 의사ㆍ간호사 인력 등의 항목에서 기준에 미달했다.
더구나 전남은 지역응급의료기관 충족률에서도 24.3%로 최하위였고 경남(40.0%), 충북(50.0%), 경북(52.0%)도 평균(58.1%)을 밑돌았다.
응급의료서비스의 질(質) 평가 결과를 2010년과 비교하면 급성심근경색 환자에 대한 재관류(허혈 상태에서 혈류를 회복시키는 것) 요법의 적절성이 80.5%에서 94.3%로 높아졌고, 급성뇌혈관질환 뇌영상 검사에 걸리는 시간도 21.8분에서 15.0분으로 짧아졌다. 중증응급질환자의 입원율도 75.7%에서 79.7%로 향상됐다.
복지부는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필수영역 법정 기준 미충족 기관(131곳), 질 평가 하위 20%(51곳) 등을 제외한 응급의료기관에 예산을 차등 지원한다. 법정 기준을 충족하고 질 평가 상위 80%에 해당하는 기관에는 기본보조금만, 상위 40%에 대해서는 추가보조금(기본보조금의 50%)까지 지급한다.
이와는 별도로 올해 지역응급의료기관이 없는 군(郡) 등 취약 지역에 199억원, 소아전용 응급실 구축에 30억원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부 권역ㆍ지역 응급센터의 포화상태가 심각한 수준인만큼 가벼운 응급환자는 센터급 이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며 "스마트폰 및 응급의료포털(www.e-gen.or.kr)에서 곧바로 진료가 가능한 응급의료기관 정보를 확인한 뒤 이동하면 대기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3/07 12: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