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육에 심장병위험 높이는 또다른 물질 있다


등록일 2013-04-09
정보제공처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같은 적색육에는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아 동맥경화를 유발할 위험이 크다고 알려졌지만 실질적인 주범은 적색육에 많이 든 또 다른 영양소인 카르니틴(carnitine)이라는 새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진은 카르니틴이 대사과정에서 소화관에 서식하는 특정 박테리아에 의해 동맥경화를 촉진하는 대사물질인 트리메틸라민-N-산화물(TMAO: trimethylamine-N-oxide)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 등이 7일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고 연구진을 이끈 스탠리 헤이즌 박사는 밝혔다.

연구진은 우선 평소 육식을 하는 사람 5명과 1년 이상 철저하게 채식만 하는 사람 1명에게 220g의 비프스테이크를 먹게 하고 몇 시간 후 혈액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육식하는 사람은 혈중 TMAO수치가 치솟은 반면 채식만 하는 사람은 TMAO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실험 전 연구진은 채식하는 사람은 문제의 장(腸)박테리아가 많지 않아 TMAO도 적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그들의 혈액에서는 TMAO가 사실상 검출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어 육식하는 사람 51명과 주로 채식을 하는 사람 23명을 대상으로 혈액검사를 실시한 결과 육식그룹이 채식그룹에 비해 TMAO 혈중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이를 확인하기 위한 또 하나의 실험으로 육식하는 사람들에게 장박테리아를 죽이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적색육 또는 카르니틴 보충제를 먹여 보았다. 혈액검사 결과 결과 TMAO가 더이상 검출되지 않았다.

이는 TMAO를 생성시키는 주범이 장박테리아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헤이즌 박사는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2천500여명을 대상으로 혈중 카르니틴 또는 TMAO 수치가 심장병과 연관이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결과는 카르니틴 또는 TMAO 수치가 높으면 흡연, 고지혈증, 고혈압 등 다른 심장병 위험요인들과 관계없이 심장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적인 주범은 카르니틴보다 TMAO라는 사실이 정밀분석 결과 확인됐다.

시험관실험에서는 TMAO가 콜레스테롤을 동맥벽으로 진입시키는 한편 과잉 콜레스테롤의 배출을 차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카르니틴 자체는 위험한 물질이 아니지만 이것이 장에서 박테리아에 의해 대사될 때 대사물질인 TMAO로 전환되는 것이 문제라라는 것이 헤이즌 박사의 설명이다.

카르니틴은 영양보충제로도 만들어져 지구력을 요하는 운동 선수들에게는 에너지 강화제로, 강도 높은 운동 후에는 에너지 회복제로 이용되고 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하버드 대학 보건대학원 심혈관질환 예방의학 교수 프랭크 삭스 박사는 "놀랍다"면서 "의문을 제기할만한 이유가 없다"고 논평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결과가 심장병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의 장박테리아만을 골라 죽이는 항생제를 개발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헤이즌 박사는 지적했다.

또 혈중 TMAO수치를 측정하면 심장병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도 알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4/08 10:4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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