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게놈 해독 10년…많은 기여 했으나 갈 길 멀어


등록일 2013-04-16
정보제공처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인간이 지닌 약2만5천개 유전자와 DNA를 구성하고 있는 30억개의 염기쌍 배열을 해독하는 인간게놈계획(HGP)이 완료된 지 14일로 만 10년이 됐다.

인간게놈 해독이 지난 10년 동안 인간 질병의 원인 규명과 진단 그리고 치료에 얼마 만큼이나 기여했을까?

거의 5천 가지 크고 작은 질병의 유전적 근거를 찾아내고 이를 토대로 환자 맞춤형 치료법이 개발돼 많은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데 기여했지만 질병을 유발하는 변이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아직도 규명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헬스데이 뉴스는 13일 분석했다.

마운트 시나이 의과대학 유전학과과장 에릭 샤트 박사는 "지난 10년 동안 우리가 깨달은 것은 인간게놈을 복잡성을 이해하려면 아직도 갈 갈이 멀다는 사실"이라고 실토했다.

그는 인간의 질병을 유발하는 것은 단일 유전자변이가 아니고 여러 변이유전자가 특정한 배열을 이루고 있어 한 가지 약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즉 복수의 유전자변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질병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 모두를 표적으로 하는 단일 치료제를 디자인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많게는 인간게놈의 98%를 차지하는 이른바 '쓰레기' DNA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단백질을 만드는 기능이 없어 쓸모없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쓰레기'가 아니고 중요한 규제기능을 지니고 있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또 인간게놈이 100% 해독된 것도 아니다. 약10%는 DNA 염기서열이 아직 해독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기술로는 해독이 불가능하다.

미국국립인간게놈연구소 소장 에릭 그린 박사는 10년 전 게놈지도가 완성되었을 당시 "우리가 그 존재를 몰랐던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간게놈 해독은 많은 혜택을 가져다주었다.

우선 정교한 염기서열 배열기술이 개발돼 5천 달러면 1~2일만에 한 사람의 게놈을 해독할 수 있게 됐다.

인간게놈 작업이 처음 시작되었을 당시 과학자들이 유전적 근거를 알고 있었던 질병은 53가지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약5천 가지로 늘어났다. 특정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유전자검사법도 약2천 가지가 개발됐다.

일부 희귀 유전질환의 완치법도 개발됐다.

2006년 대장 절제를 포함해 100여 차례의 수술로도 고치지 못했던 니컬러스 볼커라는 6살짜리 남아의 수수께끼 같은 장질환을 이를 유발하는 변이유전자를 찾아내 골수이식 수술로 완치시킨 것이다.

또 일부 질환은 어떤 약을 써야 최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를 유전자검사를 통해 알 수 있게 됐다.

이를테면 유방암 환자는 유전자검사를 통해 항암제 허셉틴이 효과가 있는지를 미리 알 수 있다.

에이즈 환자는 항바이러스제 아바카비르의 효과 여부를 유전자검사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내출혈 등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항응고제 와파린이 특정 환자에게 어느 정도의 용량을 투여해야 효과가 있는지도 유전자검사를 통해 알 수 있게 됐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4/15 11:5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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