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료진 발표…시술시간 단축 등에 도움될 듯
(시카고 AP=연합뉴스) 타인의 얼굴 피부를 이식받은 환자들이 시술 1∼2년 뒤 부작용 없이 건강히 지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05년 처음 시도된 안면이식 수술은 아직 실험 단계라 시술 사례가 전 세계에서 수십 건에 불과하다.
이 연구 결과는 안면이식 수술의 안전성 및 효율성 개선에 적지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구진은 4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연례 북미 방사선학회 대회에서 미국 최초로 안면이식을 받은 댈러스 윈스(28)등 안면이식 환자 3명의 의료 영상 자료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윈스 등 3명은 2011년 보스턴 브리검여성병원에서 안면 이식을 받았다. 시술 1년 만에 이들에게 이식된 안면 피부에 새 혈관들이 자라면서 새 얼굴이 환자 몸에 안착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피부 이식에서 혈관 생성은 중요한 성공 요인이다. 혈액 순환이 좋아지면서 이식된 피부가 괴사할 위험성이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또 환자 얼굴 쪽의 동맥 여러 개를 이식 피부에 연결하는 기존 방식 대신에 동맥 2개만 이어줘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최대 30여 시간에 달하는 안면이식 수술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는 제안이다.
감전 화상으로 얼굴을 잃고 2011년 3월 미국 최초로 안면 이식을 받은 윈스는 이날 학회 행사에 참석해 "내 삶 전체가 기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얼굴에 시술 흉터가 보였지만 전반적인 외모나 목소리에서 회복세가 확연했다.
안면 이식은 사고나 기형으로 자기 얼굴의 전체 또는 일부를 잃은 환자에게 사후 기증받은 타인의 안면 피부를 붙이는 시술이다.
테러단 두목의 얼굴을 이식받고 잠입 작전을 펼치는 수사관이 주인공인 1997년도 영화 '페이스 오프' 때문에 흔히 '페이스 오프' 시술로 불린다.
그러나 수술이 매우 복잡하고 환자의 면역 체계가 이식받은 피부를 거부할 수 있어 시술 뒤 면역 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크다.
안면 이식은 2005년 프랑스에서 처음 성공한 이후 지금껏 미국, 중국, 스페인 등지서 20여 건이 시행됐다. 한국에서는 아직 시술 사례가 없다.
안면 이식은 반대론도 있다. 시술 목적이 생명 연장이 아닌 삶의 질 향상인 상황에서 환자가 수술 실패의 위험성을 감수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2009년에는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안면이식을 받은 30대 남성이 시술 이후 감염증으로 숨지기도 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05 17:1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