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틈 없이 또 한 잔… 심장·혈관 잡는 송년회


등록일 2013-12-16
정보제공처 뉴스와이즈



잇단 송년회로 12월 달력이 빼곡하다. 대부분 가까운 이들과 함께 2013년 한 해를 보내며 덕담을 나누는 모임일진데, 줄줄이 다 참석하다간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십상이다.

송년회에 빠지지 않는 것이 술, 그리고 맛있는 음식이다. 과음이 몸에 해롭다는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지만 폭식의 위험은 간과하기 쉽다. 짜고 기름진 안주류를 많이 먹게 되고, 혹시 술을 먹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고열량의 저녁식사를 하기 쉽다.

고염분, 고지방식은 고지혈증과 고혈압, 당뇨 등 심·뇌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인자를 키우는 자양분이다. 각종 회식이 잦은 연말연시 심·뇌혈관질환 발병위험을 줄이는 예방수칙을 알아봤다.

◇느닷없이 찾아오는 심·뇌혈관질환 경보=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관상동맥이라고 한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은 바로 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혔을 때 생기는 병이다.

요즘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의 50%는 평소 심혈관계에 아무런 문제를 못 느끼는 가운데 갑자기 무리를 한 탓으로 쓰러진 경우라고 보면 된다.

심근경색증으로 한 번 괴사된 심장조직은 되살릴 방법이 없다. 일단 쓰러지면 가까스로 생명을 건진다고 해도 그만큼 후유증이 크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일본의 후생노동성이 남성 4만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술을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근경색증 발병위험이 4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목동병원 심혈관센터 박시훈 교수는 “밤 새워 술을 마신다거나 며칠 연속으로 과하게 술을 마시면 심장에 부담을 줘 예기치 못한 심근경색증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맘때는 심근경색증 못지않게 ‘소리 없는 저격수’란 별명을 가진 뇌졸중도 조심해야 한다. 뇌졸중은 단일 질환으로는 한국인 사망원인 1위에 올라있는 질환이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에 혈액공급이 중단돼 뇌세포가 급격히 손상되는 병이 뇌졸중이다. 편측마비나 언어장애, 어지럼증 같은 전조 증상을 동반할 때도 있지만 날씨가 추운 겨울철에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과도한 음주, 흡연, 소금 섭취 줄여야=송년 회식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 술은 혈액 내에 중성지방을, 담배는 혈전(피 찌꺼기)을 증가시키고, 과도한 나트륨(소금) 섭취는 혈압을 높여 심·뇌혈관질환 발병위험을 높인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허지회 교수는 “40세가 넘은 사람이 현재 병이 없다고 해서 건강을 과신한 나머지 무절제한 생활을 계속하는 것은 치명적인 심·뇌혈관질환을 자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피할 수 없는 해넘이 술자리라도 가능한 한 저염식, 저콜레스테롤의 식사와 금주, 금연 생활을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주의할 것은 짠 음식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 평균 15∼20g의 소금을 섭취한다. 이는 서양 사람들의 2∼3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소금 섭취를 줄이지 않으면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인자 중 하나인 고혈압이 심해진다.

심·뇌혈관질환을 피하려면 햄, 베이컨, 소시지, 라면 등 인스턴트식품 섭취도 줄여야 한다. 염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식사할 때 국물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먹고, 육류와 면류보다는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는 것이 좋다.

콜레스테롤은 피를 ‘찐득찐득’하게 하고 혈액 속에 노폐물이 많이 쌓이게 만든다. 그 결과 고지혈증에 의한 혈액순환장애를 일으키고, 동시에 심·뇌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선 고기는 지방질보다는 살코기 위주로 먹고 조리할 때 동물성 기름 대신 참기름, 식용유 등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외출할 때 보온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그냥 두꺼운 옷을 입는 것보다 가볍고 땀을 잘 흡수하고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 것이 좋다. 옷과 옷 사이의 공기막이 차가운 공기를 막아 보온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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