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차단하면 청각기능 좋아져


등록일 2014-02-06
정보제공처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시각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면 청각기능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의과대학 신경과학교수 이혜경 박사는 다 자란 쥐를 일시적으로 어둠 속에 가두어 두면 잃어버린 시각기능을 보상하기 위해 뇌신경회로가 재구성되면서 청각기능이 개선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5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발달 초기단계에 있는 뇌는 가소성이 커 감각정보를 처리하는 일부 신경회로가 재구성될 수 있다.

실제로 시력을 잃은 어린 아이는 보통사람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예민한 청각기능이 발달되는데 이를 '레이 찰스 효과'(Ray Charles Effect)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박사의 연구는 새끼쥐만이 아니라 다 자라 성체가 된 쥐의 뇌에서도 특정 감각기능의 손실을 보상하기 위한 신경회로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는 난청의 새로운 치료방법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

이 박사의 연구팀은 시각과 청각기능이 정상인 성년 쥐들을 6-8일 동안 완전히 깜깜한 공간에서 지내게 한 뒤 다시 낮과 밤의 정상 사이클 속으로 되돌려 보냈다.

이들의 시각기능에는 전혀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청각기능은 전보다 훨씬 예민해져 있었다.

연구팀은 이 쥐들에 여러 가지 소리를 들려주면서 청각피질의 핵심부위인 시상피질수신층에 있는 신경세포의 기능을 테스트해 보았다.

그 결과 이 신경세포들은 소리를 들었을 때 전보다 빠르고 강한 반응을 나타냈다. 또 조용한 소리에 매우 민감하고 소리를 구분하는 능력도 개선됐다.

감각정보의 배전반 구실을 하는 뇌부위인 시상(thalamus)으로부터 소리신호를 받아 처리하는 시상피질수신층의 신경세포는 가소성이 없는 것으로 지금까지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 신경세포도 변화할 수 있음을 쥐실험은 보여주었다.

이 쥐들의 개선된 청각기능은 1-2주 후 다시 예전의 정상적인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 박사는 개선된 청각기능이 영구히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신경원'(Neuron) 최신호(2월5일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2/06 09:5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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