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10% 이상 출생이 많아 ‘골든베이비’로 알려진 2007년생 황금돼지띠 49만 명이 올해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면서 유통업계는 새로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들의 입학 준비는 유통업계뿐 아니라 병·의원도 바쁘게 할 전망이다. 독감(인플루엔자)이 유행하고 있는 데다 입학을 앞둔 아이들은 신체적·환경적으로 질환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새 학기 우리 아이의 건강 상태를 점검해 보자.
◆ 정서 = 아이가 주의가 산만하거나 행동이 과도하게 많고 규칙을 잘 지키지 못한다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를 의심해 봐야 한다. ‘ADHD는 정신질환이니 우리 아이는 아닐 거야’는 식으로 간단히 무시할 수만은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ADHD 진단 아동은 5∼10%로 보고될 만큼 매우 흔한 소아정신과 질환이기 때문이다.
증상으로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실수가 많은 주의력 결핍, 가만히 있지 못하고 부산한 과잉행동, 생각을 하지 않고 행동이 먼저 앞서는 충동성을 보인다. 홍현주 한림대성심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ADHD는 약물치료, 부모교육, 놀이치료, 인지행동치료, 사회성 기술훈련 등의 다양한 방법을 동원할 경우 70∼80% 이상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아이 증상에 대해 부모가 이해하고 아이와 긍정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생활습관 = 아이가 코를 자꾸 후비고 만지작거리거나 이유 없이 킁킁거리면 비염과 축농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고 학교에 입학하는 경우 아이들은 계속 코를 훌쩍거리게 되고 이로 인해 수업시간에 집중을 할 수 없어 학업 성취도가 떨어진다. 알레르기 비염 및 축농증은 병력과 증상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며 어린이 축농증은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 평소 입을 벌리고 코를 많이 골면서 자는 아이는 만성편도 또는 아데노이드 비대증의 가능성이 있다. 잠을 충분히 자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는 계속 피곤해하고 집중을 잘 못한다. 심한 경우 자다가 잠깐잠깐씩 숨을 멈추는 수면무호흡증후군을 동반하기도 한다.
학령기 아이들에게 또 흔한 질환이 감기나 홍역을 앓고 난 뒤 잘 생기는 중이염이다. 정상적인 어린이가 중이염을 앓고 난 후 청력 장애가 생기는 경우도 있으므로 정기 검사가 중요하다. 아이가 갑자기 TV 소리를 높여서 보거나 여러 번 불렀을 때 반응이 없으면 전문의를 찾아 청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잘못된 배변습관에 따른 변비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입학 후에는 학교 화장실이 익숙하지 않아 변을 참는 아이들이 일시적으로 많이 발생한다. 입학 전에 규칙적인 배변습관과 올바른 화장실 사용법을 교육해야 한다.
◆ 피부 = 자녀가 천식 또는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있다면 새책증후군을 조심해야 한다. 새책증후군이란 책을 만드는 과정에 포함되는 표백제, 접착제, 잉크 등에서 나오는 페놀, 포름알데히드, 크실렌 등 유해 화학물질 때문에 이상 증상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책을 새로 구입한 뒤 며칠 동안은 바람이 잘 드는 곳에 책을 펴두거나, 책을 읽을 때 책과 눈과의 거리를 최소 30㎝ 이상 유지해 냄새를 직접 맡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책을 읽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가 평소에 알레르기 증상을 보였다면 담임선생님에게 자녀의 알레르기 질환에 대해 미리 알려 주는 것도 필요하다.
◆ 시력 = 난시나 원시, 근시는 아이들이 눈을 찡그리거나 잘 안 보인다고 말하면 조기 발견이 쉽다. 그러나 마이너스 3디옵터(망막에 상을 정확히 맺히게 할 수 있는 물체의 거리(초점거리)를 m로 표시한 수치의 역수) 미만의 가벼운 근시가 있을 때는 먼 거리 사물은 흐릿해도 2∼3m 이내의 가까운 사물은 잘 보인다. 그래서 평소에는 전혀 시력이 나빠 보이지 않지만 입학 후 칠판의 잔글씨가 잘 안 보인다고 불편을 호소할 수 있다. 이주연 한림대성심병원 안과 교수는 “시력이 나쁘면 눈에 맞는 안경을 착용하고, 적절한 공부방의 조명, 책과 30㎝ 이상 독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며 “책을 엎드려서 보거나 차 안에서 보는 것도 근시를 유발할 수 있으니 피하고 컴퓨터를 볼 때도 눈건조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30분마다 5분 정도씩 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모니터를 눈높이보다 낮춰 45도 정도 내려다보는 것이 좋다.
◆ 치아 = 초등학교 입학 전 치아가 평생 치아 건강을 결정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후의 어린이들은 군것질이 늘어 충치가 생기기 쉬운데 이때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충치가 점점 진행돼 신경에 가까워져서 통증을 유발한다. 염증이 치근(치아뿌리)까지 진행되면 주위 뼈가 녹고 잇몸에 고름주머니가 생긴다. 염증이 심하면 젖니 아래에 있는 영구치의 싹으로 연결돼 영구치의 모양이나 형태가 변형될 수 있다.
어린이 구강 건강을 위해 식사 후에는 규칙적으로 이를 닦는 습관을 몸에 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칫솔질은 하루 세 번 이상, 식후 3분 이내, 3분 이상 닦아야 한다. 칫솔질은 전문가로부터 올바른 방법을 배우고 혼자서 능숙하게 할 수 있을 때까지 부모님과 함께 실천하도록 유도한다. 충치 예방을 위해서는 가능한 한 하루에 음식물을 먹는 횟수를 3회의 정규 식사로 한정하고, 간식을 먹을 경우에는 탄수화물이 적고 섬유소가 풍부하며 단백질을 많이 포함한 식품을 권장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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