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에 따라 질병이 생기고 병세가 바뀌는 것을 기상병이라고 한다. 사람은 기상 변화에 대해 인체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조절기능을 갖고 있지만, 조절능력이 불충분하면 심신 부조화가 나고 병으로 이어진다.
고신대복음병원 최종순(가정의학과) 교수는 "요즘 기상의학이 주목받는다. 외국에서는 이미 '기후내과'가 생겼고, 독일 함부르크에서는 기상병 예보를 발령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의 도움말로 기상병에 대해 알아봤다.
보통 저기압 상태에서는 충치 구멍 속의 가스가 팽창하면서 신경을 압박한다. 따라서 충치가 있는 사람들은 저기압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다. 또 기압이 낮으면 상처가 난 자리에 통증이 발생하고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오면 세로토닌(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의 분비가 적어져 몸이 나른하고 졸린 느낌이나 우울감이 심해지게 된다.
특히 관절염 환자들은 환절기에 주의해야 한다. 기온차가 클수록 관절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경직돼 통증이 심해지는 까닭이다. 날씨가 궂을 때 관절염이 악화하는 이유는 관절에 기압을 느끼는 수용체가 있어서다. 이런 날씨에는 외부와 관절 내 평형을 맞추던 압력이 높아지면서 관절뼈를 감싸고 있는 활막액을 자극하는데, 관절염 환자는 이 과정에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저기압이 척추질환의 통증을 더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인체를 누르는 힘(기압)이 작아지므로, 인체 내의 뼈와 뼈마디 관절들이 느슨해져서 관절 내 조직이 민감해지고 통증을 유발한다는 얘기다.
기온이 높아지면 인체는 체내 열을 방출하기 위해 땀을 흘린다. 이 과정에서 혈액은 혈관 확장으로 체온이 떨어지는 피부 쪽에 몰리게 된다. 이때 심장박동이 높아지고 혈압은 떨어진다. 몸 안에서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노인이나 심장계통이 약한 사람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기상병을 예방하려면 적절한 운동과 휴식, 위생, 균형 있는 식사 등을 통해 질병으로부터 저항력을 높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최종순 교수는 "이와 함께 쾌적한 실내 기후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계절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으나 실내 온도 18~20도, 습도 60%일 때가 가장 쾌적하다는 설명이다.
또 기상변화에 영향을 덜 받기 위해서는 생체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운동으로 분비되는 엔돌핀은 좋은 기분을 유지해 주고 걷기와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은 발바닥에 자극을 줘서 혈액순환이 원활해진다. 기상변화로 두통이 심할 때는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커피, 티라민이 많은 땅콩, 치즈, 바나나 같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티라민은 뇌혈관을 수축·팽창시키는 역할이라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관절통이 있으면 따뜻한 목욕이나 샤워 등으로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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