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됨에 따라 관절염 환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관절염 환자들은 비가 오면 관절이 콕콕 쑤신다며 통증을 호소한다.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원장(마취통증전문의)은 7일 "비가 많이 올 때면 기압과 습도, 기온의 변화로 인해 관절이나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난다"며 "통증이 우천 시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라 생각하고 참다가 병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은데, 지속적인 통증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적으로 검사해야 질환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퇴행성 vs. 류머티스' 관절염
장마철 관절이 아프다고 해서 모두 같은 관절염은 아니다. 관절염도 종류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만성 관절염 환자들은 관절 내부와 외부의 기압 차이로 인해 관절 주변의 신경 조직이 자극을 받게 되고 관절이 부어 오르면서 통증이 심해진다. 뻣뻣하거나 시린듯한 통증이 나타나면 퇴행성 관절염이고 부어 오르면서 화끈거리는 통증이 나타나면 류머티스 관절염이 발생했다는 신호다.
퇴행성 관절염은 온도에 민감해 주로 저녁이나 비가 오는 습한 날에 통증이 심하고 관절 부위를 따뜻하게 찜질을 하면 통증이 가라 앉는다.
반면 류머티스 관절염은 열찜질보다는 냉찜질로 통증이 가라앉게 할 수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염증 반응에 의해 이미 열이 동반되므로 열찜질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강서힘찬병원 류머티스내과 윤지열 부원장은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하는 연골이 닳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발생하지만 류머티스 관절염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생긴다"며 "자가면역질환이란 우리 신체를 보호해야 할 면역체계가 오히려 자기 신체조직을 공격하는 것으로 류머티스 관절염은 관절의 활막에 염증이 생기고 주변 골이 파괴되어 관절의 변형을 일으키는 염증성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관절염에 따라 치료 방법 달라
퇴행성 관절염이 주로 고 연령층에서 발생하고 무릎이나 엉덩이 등 큰 관절에서 생기며 전신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류머티스 관절염은 젊은 나이에도 잘 발생하며 주로 손가락이나 손목, 팔꿈치 등 작은 관절 여러 군데에 나타나며 피로감, 식욕부진, 우울증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증상이 양쪽 관절에 대칭적으로 발현하고 아픈 관절 부위에 열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하고 주먹을 쥐기 어려운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되고 손으로 병뚜껑을 열기 어렵거나 걸레를 짜기 어렵다면 류머티스 관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류머티스 관절염의 진단은 채혈을 통해 자가 항체들을 검사하고, 면역력을 정상화시키는 약물치료를 진행한다.
퇴행성관절염은 대부분 진찰과 방사선검사를 통해 진단하며 일반적으로 손상 초기에는 약물이나 재활치료를 한다.
하지만 관절염의 진행 정도가 심해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관절내시경 수술이나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
인천힘찬병원 관절센터 이광원 부원장은 "장마철 관절통은 적절한 운동과 치료로 통증을 다스릴 수 있는데, 관절통증이 완화되지 않을 때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며 "환자에 따라 증상과 치료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장마철이 지날 때까지 참으며 치료를 미루다 보면 인공관절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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