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남한 생활…궁지 내몰려 범죄자 전락 탈북자들


등록일 2011-02-09
정보제공처 노컷뉴스




'피해자 아닌 피해자' 탈북자 위한 민간 1대1 튜터링 제도 필요

 

탈북자 정착교육시설 하나원 개원 10주년을  맞은 2009년 11월 8일 경기도 안성 하나원에서 기념식에 참석한 탈북여성들이 가족생각에 슬픔에 잠겨 있다.

 

 #1. 주택 입주금 700만원이 부족해 데이트 중인 남녀를 공기총으로 위협해 살해하려다 경찰에 덜미를 잡힌 A(33)씨.

 

10년의 징역형을 살고 아내를 만나러 갔지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같이 살 수 없다고 거절 당했다. 이후 일정한 거처 없이 전국을 떠돌았다.

 

그러던 2006년 7월, 함께 술을 마시던 술집 주인이 자신을 모욕하자 목 졸라 살해하고 시체를 훼손해 다시 쇠고랑을 찼다. 정신감정 결과 대인관계를 갈망하며 애정에 대한 욕구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 부산의 한 오리농장에서 일하던 B(32)씨.

 

2007년 6월 새벽 한 카페에서 술을 마셨으나 술값이 부족했다. 돈을 다음에 가져다 주겠다고 했지만 술집 주인은 "돈이 없는 놈이 이런데 와서 술을 쳐 먹느냐"고 말하며 경찰에 신고하려 했다.

 

격분한 B씨는 술집 주인을 목졸라 살해했다. 경찰에 잡힌 B씨는 "외로웠다" 는 말을 반복하며 그날 새벽의 일을 진술했다.

 

위의 사례들은 최근 사이 탈북자들이 저지른 범죄들이다. 태어난 고향을 등지고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귀순한 탈북자들이 결국 범죄의 어둠에 빠져버린 것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이 2만명을 넘어섰지만, 각종 통계를 통해 전해진 이들의 범죄는 나날이 증가하고 또한 강력해지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1998년부터 10년 동안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 8,835명 가운데 20%에 달하는 1,687명이 범죄를 저질렀다.

 

이 가운데 강력 범죄자는 살인 5명, 폭력 603명, 강간 12명 등 899명으로 전체의 53.2%를 차지했다.

 

이런 범죄자들 가운데 2010년 6월 말 기준으로 전국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탈북자들은 모두 48명.

 

구체적으로 보면 살인 10명, 폭력이 12명, 마약거래 및 복용이 17명, 재산범죄가 7명, 도로교통법 위반이 3명으로 집계됐다.

 

수감된 탈북 범죄자들은 92%가 남성이었으며, 30~40대가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평균 학력은 11.2년으로 남한 사회로 치면 실질적으로 고등학교 중퇴 수준이다.

 

대부분은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무직 혹은 단순노무노동자에 월 평균 수입이 100만원 미만이었다.

 

◈ 탈북자들, 궁지로 내몰려 우발적으로 범행

 

탈북자들은 자신들이 '피해자 아닌 피해자'라고 항변한다. 사회적 환경 문제 때문에 궁지로 내몰리면서 우발적으로 범죄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16년 전 귀순한 뒤 범죄에 빠져드"탈북자들의 범죄는 대부분 계획이 아닌 우발적으로 일어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귀순을 하면서 법치주의 등 새로운 사회 제도에 대해 교육을 받지만 100% 체화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며 "적응에 실패해 제대로 된 직업을 구하기도 어려워 점차 하층민으로 전락하면서 궁지로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 언어 적응 3년 체제 적응 5년 사이 부적응으로 범죄의 길 빠져

 

전문가들도 탈북자들이 온전히 대한민국 사회에 흡수되지 못해 범죄가 증가한다고 지적한다.

 

하나원 교육 3개월로는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

 

형사정책연구원 장준오 박사는 "탈북자들이 언어적으로 적응하는데 3년이 걸리고 사회 제도 적응에는 5년이 걸린다"면서 "탈북자들은 적응 과정인 이 3년에서 5년 사이에 차별 대우를 받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범죄의 길로 빠져든다"고 분석했다.

 

처음에는 어떤 직업이 좋은 직업인지 나쁜 직업인지 인식도 없는 과정에서 실패를 경험한 뒤 결국 자본주의에서는 '돈'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게되는 것이다.

 

중상류층 생활을 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걸 깨닫고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 범죄로 이어진다는 게 장 박사의 설명이다.

 

◈ 남한 사회 연착륙 도울 수 있는 민간 '튜터링' 제도 필요

 

그렇다 하더라도 하나원 교육 뒤 공무원들의 관리나 탈북자 단체들의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민간인들이 탈북자들에게 1대1로 교육하는 '튜터링 제도'를 도입해 남한 사회에 연착륙을 돕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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