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닷컴 l 이철영 기자] 가을만 되면 맥을 못 추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심한 졸음, 피로감,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등의 실생활에 악영향을 끼치는 증상에 시달린다.
가을에 유독 심한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춘곤증’과 마찬가지로 ‘추곤증’은 환절기 계절성 질환으로, 갑작스런 외부 환경의 변화에 생체 리듬이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춘곤증은 봄이 되면 점점 하루해가 길어져 일광을 접하는 시간이 달라지면서 몸안의 생체 시계가 변화를 겪게 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추곤증도 마찬가지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이 깊어지면 외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 몸도 바빠진다. 이렇게 되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피부 근육 혈관의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각종 호르몬 분비도 많아진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일교차가 커지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감기에 걸리거나 만성 피로 두통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수면 장애에 의한 추곤증의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고 강조했다.
몸의 불균형과 수면 장애 증상을 동반하는 가을철엔 ‘추곤증’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수면 중에 무호흡 상태가 나타나면 큰일이다. 수면 무호흡 상태가 지속되면 뇌의 경고 장치가 강제로 환자를 깨워 근육을 수축시키고 기도를 넓혀 숨을 쉬게 만드는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비록 환자 자신은 잠에서 깨는 것을 느끼지 못하지만 실제로는 ‘반쯤 깬 상태’로 밤을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기 때문이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날 때 머리가 무겁고 낮 동안 졸음이 쏟아져 운전 시 사고 등의 위험이 높다. 또한 상당수가 발기부전이나 성욕 감퇴를 호소하며 심한 경우 코고는 소음 때문에 난청을 유발할 수도 있다.
졸림증도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가 되면 단순한 ‘졸리움’ 정도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수면 관련 질환이 있는 건 아닌지 검진해 봐야 한다. 낮에 심하게 졸린다는 것은 가장 단순하게 밤에 충분히 자지 못했단 얘기가 된다.
스트레스나 일교차 등으로 정신적. 신체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빠지면 생체 질서가 깨지기 쉬운 가을철엔 잠을 잘 자 기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일단 잠을 잘 자려면 침실의 소음도, 조명, 그리고 일정한 수면 시간 등 수면 위생이 중요하다. 아울러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과 영양 섭취에 신경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당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탄수화물 음식은 피하고 입맛이 없더라도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햇과일이나 가을철에 많이 나는 바지락 등 해조류를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해조류에는 필수아미노산이나 기타 조혈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머리를 맑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한진규 원장은 “생체 리듬이 망가지기 쉬운 가을철엔 하루 종일 몽롱하고 잠이 쏟아진다고 하소연하는 환자들이 평소보다 20% 정도 증가한다. 이럴 경우 수면 장애 증상이 주된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병행하면 건강하고 활기찬 일상 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TIP : 미국수면장애협회(ASDA)가 추천하는 ‘밤잠을 잘 자는 9가지 원칙’
①매일 아침 같은 시각에 일어나라
②침실에선 잠자기와 성행위만 하라
③잠자기 전에 따뜻한 물로 목욕하고 간단한 간식을 먹거나 10분 정도 책을 읽어라
④저녁에 운동하라
⑤규칙적으로 생활하라
⑥잠자기 6시간 전에는 카페인이 든 음식을 먹지 말라
⑦잠자리에 들기 전 담배를 피우지 말라
⑧낮잠도 규칙적으로 자라. 하루 15분~20분 정도 낮잠을 자면 정신이 맑아지고 기억력이 좋아진다
⑨수면제는 3주 이상 먹지 말고 술과 함께 복용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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