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뇨증으로 이불에 지도를 그린 아이를 표현한 그림. (그림)
5살 넘은 아이가 잠을 자다 이부자리에 오줌을 싸면 ‘야뇨증’이라고 부른다. 야뇨증이 있으면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심하게 위축되는 등 성격 형성에 악영향을 끼친다. 여름방학인데도 여행을 가거나 영어캠프에 참여하는 게 어렵게 되는 등 일상 생활도 많이 불편해진다. 서울대병원 소아비뇨기과 김광명 교수의 도움말을 받아 어린이 야뇨증의 원인과 치료법을 살펴본다.
◆야뇨증의 증상과 원인
보통 한 달에 한 번 이상 잠자리에서 오줌을 싸면 야뇨증으로 간주하며, 병원을 찾는 아이들은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실례’를 하는 일도 많다.
대한소아비뇨기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우리나라 5∼12세 아동 중 남아의 15.2%, 여아의 10.3%가 1년에 한 번 이상 이불에 오줌을 싼다. 유치원생 중에서는 남아의 27.8%, 여아의 21.5%가, 초등학생 중에서는 남아의 11.2%, 여자의 6.9%가 이 같은 증세를 보였다.
야뇨증은 나이가 들면 점차 없어지기도 하지만, 일부는 사춘기가 되어서도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 사춘기 청소년의 2∼5%가 야뇨증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며, 성인은 대략 1.5∼3%에 야뇨증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뇨증의 주요 원인으로는 수면 시 각성 장애, 방광 용적 감소, 항이뇨호르몬 분비 이상 등이 꼽힌다.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면 뇌가 자극을 받아서 잠에서 깨게 되는데, 야뇨증이 있는 아이는 방광 자극에 의한 뇌의 각성 기능의 이상으로 잠에서 깨지 못한다. 또 방광 용적이 줄어 있어 소변량이 방광 용적을 넘게 됨에 따라 야뇨증 증세를 보인다. 항이뇨호르몬(ADH)의 증가가 적은 것도 야뇨증의 원인이 된다.
김광명 교수는 “항이뇨호르몬은 야간에 분비가 많아져 밤에 소변량을 줄이는 것이 정상”이라며 “야뇨증이 있으면 야간에 항이뇨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지 않아 밤에도 소변이 많이 만들어지고, 이로 인해 야뇨증이 발생한다는 이론이 최근에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야뇨증은 가족력도 있다. 부모 모두 야뇨증이 있었으면 자녀의 77%, 한쪽만 있었던 경우는 자녀의 44%에서 야뇨증이 발생한다. 부모 모두 야뇨증이 없었으면 자녀의 15%만 야뇨증 증세를 보였다.
박창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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