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자, 명절음식 '독' 될수도
많은 일반인이 풍요로움과 여유를 즐기는 명절이지만 만성질환자들은 조심을 해야 한다.
특히 당뇨병환자, 심장질환을 겪는 환자, 간 및 신장 기능이 저하된 사람이라면 명절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명절 음식은 대부분 열량이 높고 지방, 염분 함유량이 높아 식단 조절을 못하면 병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 환자는 떡, 밥, 국수, 한과 등의 고탄수화물 음식과 당도 높은 과일을 조심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가 이런 음식을 평소보다 많이 섭취하면 체내에서 신속히 단순 당으로 대사되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 잉여 영양분이 지방 형태로 축적되어 혈당 조절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식혜나 수정과 같은 전통음료도 당 함유량이 높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심장질환자는 염분과 지방이 많이 든 음식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심부전 환자의 경우 짠 음식을 직접적으로 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으로 음식섭취량이 많아지면서 소금 섭취량이 늘어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간 기능이 저하돼 간성혼수의 위험이 있는 환자라면 갈비와 불고기, 생선구이 등의 고단백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
신장병 환자는 신장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하는데 장애가 있으므로 단백질과 염분이 적은 소식 위주의 식이조절이 중요하다.
혈액투석을 받는다면 칼륨이 많이 포함된 과일만 섭취해도 고칼륨혈증을 유발할 수도 있고 감각이상, 호흡부전, 부정맥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명절 단골손님 식중독·급성위장염
연휴기간 중에는 인구 이동 및 음식 공동섭취 기회가 많아 집단 식중독 환자 발생이 우려된다. 명절 때 만든 많은 음식을 보관한 후에 먹다 보니 미리 준비해둔 음식물이 상하기 쉽다. 식중독의 주된 증상은 구토, 메스꺼움, 설사 등이며 같은 음식을 먹은 가족에서 동일한 증상이 나타나면 식중독을 의심할 수 있다. 조리 전 손을 씻고 맨손 보다는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조리하는 것이 좋다. 남은 음식과 재료는 반드시 식혀서 냉장보관하고, 식중독 원인균 파괴를 위해 모든 음식은 익혀 먹고 이미 조리한 음식이라도 먹기 전에는 데워서 먹는 것이 좋다. 주방에 많은 사람이 오가는 만큼 칼, 도마, 행주 등은 아침 저녁으로 끓는 물 소독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연휴 기간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갑작스럽게 위와 장에 염증이 발생하는 '급성위장염'을 들 수 있다.
평소보다 많은 양의 식사량을 취하고 기름진 음식을 자주 접하기 때문에 소화불량과 설사 증세, 구토 등 위장 장애 빈도수가 자연스럽게 많아진다. 묵직한 통증의 복통으로 시작해 온 몸이 뒤틀리는 격한 통증으로 발전되는 증상과 잦은 설사를 겪으며 경우에 따라 고열에 시달리는 환자도 있다.
대부분의 급성위장염은 안정을 취하면서 수액을 보충해 탈수 증세를 치료하면 3~4일 후 증세가 완화된다. 그러나 설사와 복통이 수일 이상 지속되고 발열이나 혈변 등의 증상이 있을 시에는 수액을 투여하거나 항생제를 처방받아야 하므로 반드시 의사에게 진찰을 받아야 한다.
또한 평소 역류성 식도염이나 과민성 장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과식이나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고 특정 식품이 증상을 악화시킨다면 그 식품을 피하는 것도 필요하다.
◇알아두면 약이 되는 '건강상식'
위장장애가 발생하면 민간요법으로 손을 따는 경우가 있다. 대개 소독이 안 된 바늘로 손가락 끝을 따는데 균에 의한 패혈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혈액순환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따는 것보다 손이나 발을 자주 주물러주고 따뜻하게 해서 순환을 돕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탄산음료를 마시면 트림이 나오기는 하지만 실제 소화효과는 없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위장장애 발생 시 한 두끼 정도 굶고 적절한 치료를 해 위 운동이 돌아온 뒤에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위 운동을 촉진하는 약과 소화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위에 부담이 되지 않는 가벼운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도록 한다.
상한 음식으로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 금식하는 것은 오히려 탈수와 전해질 이상을 초래하여 급성 신장 손상 및 부정맥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물과 이온음료를 충분히 마셔 탈수 및 전해질 이상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열과 혈변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의사에게 진찰을 받아야 한다.
박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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