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이상 기침하면, 감기 아닌 알레르기질환성 비염 의심


등록일 2013-10-01
정보제공처 뉴스와이즈




-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 대부분 집먼지진드기에도 양성반응 보여; 감기 지속되면 철저한 검사로 원인 확인해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화성시에 사는 박현주(여· 30)씨는 4주 전부터 기침을 심하게 했다. 평소 환절기만 되면 감기에 자주 걸리곤 해서, 가까운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다 먹었다. 하지만 이번 증상은 좋아지지 않고 점점 심해졌다.

특히 기침이 밤에 심해져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 공기가 안 좋은 곳이나 지하철역에 들어가면 가슴이 답답한 증상까지 동반돼 병원을 찾았다.

박씨는 기침의 원인을 찾기 위해 흉부 방사선 사진, 폐기능 검사, 기관지 유발 검사, 객담 검사를 받고 기관지 천식으로 밝혀졌다. 특히 알레르기 피부 반응 검사 결과 천식의 대표적인 원인인 집먼지진드기에 대한 알레르기 외에도 봄, 가을에 발생하는 꽃가루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도 나타났다.

환절기만 되면 감기라고 생각했던 증상도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확진됐다. 박현주씨는 흡입제와 경구 약물 치료를 시행한 결과 일주일 만에 기침과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호전되었다.

◇기침 3주 이상 지속되면 감기 아닐 수도

기침은 대부분 호흡기질환에서 발생하는 흔한 증상으로 처음에는 단순히 감기로 생각하기가 쉽다. 그러나 3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기침은 그 원인을 찾기 위해 병력 청취를 자세히 해야 하고,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기관지 천식, 후비루 증후군(코에서 흘러내리는 분비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증후군), 위식도 역류 같은 질환일 경우 일반적인 감기 치료로는 증상이 호전될 수 없다.

김용복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폐결핵, 기관지 결핵, 폐암 같은 무서운 질병들도 처음에는 가벼운 기침 증상으로 시작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별다른 원인 없이 지속되는 기침에 대해서는 철저한 검사와 원인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을은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는 시기

가을은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에게는 환영받을 만한 시기가 아니다. 날이 차가워지면서 코 막힘이 더 심해질 뿐만 아니라 그만큼 다른 알레르기성 증상들, 예를 들면 코 간지러움, 콧물, 재채기 등이 여름동안 없었다가도 가을이 되면 다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의 대부분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 즉 ‘알레르겐’에 노출되지 않아도 먼지가 많은 곳, 자극적 냄새, 차가운 날씨일 경우에는 코 증상이 갑자기 나빠진다. 따라서 가을에는 공기가 맑지만 차가워진 기온으로 인해 대부분의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는 시기다. 또 갈대 등의 목초에 알레르기성 반응을 보이는 환자들도 코 알레르기 증상이 악화되는 계절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계절성 알레르기성 비염환자가 2008년 45만7032명에서 2012년 59만60명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6.6%가 증가했다. 환자 추이를 월별로 분석한 결과 3,4월과 9,10월에 진료 환자가 많았고, 특히 9월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은 알레르기 비염의 3대 증상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재채기를 자주 한다. 그리고 콧물이 자꾸 나오고, 목 쪽으로 코 분비물이 넘어가기도 하며, 코가 막혀서 입으로 숨을 쉬게 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눈이나 입천장이 가려워서 긁게 되고, 귀 주위가 가려울 경우도 있다.

어린이에서는 눈 주위가 약간 검게 보이기도 하고, 자꾸 코를 비벼대는 바람에 코 주위에 없던 주름이 생기기도 하며, 코가 막힌다고 잠투정을 유난히 심하게 부린다. 이런 증상은 특정한 알레르겐에 의해 코의 과민 반응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없는 사람의 코는 특정 알레르겐을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않지만,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의 코는 해악한 물질이라고 인식해 코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어 반응을 수행한다. 그 결과 재채기, 콧물, 코막힘, 가려움증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알레르기 반응으로 고생을 하고 어떤 사람이 그렇지 않을까? 아직 정확하게 규명되어 있지는 않지만 부모가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 경우 자녀들에게 더 자주 발병하는 것으로 보아 일부 유전적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대기 오염이 심한 지역에서 알레르기성 질환이 더 많이 발행하는 것을 보면, 만성적으로 코를 포함한 호흡기를 자극하는 경우에 는 자극에 지친 코가 민감해 지는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일년 내내 알레르기 일으키기는 집먼지진드기

우리나라 대부분의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집먼지진드기에 대해 알레르기 양성 반응을 보이며, 갈대 등 목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은 집먼지진드기에 대한 양성 반응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집먼지진드기에 대한 양성 반응이 없이 단독으로 목초에 대한 양성 반응만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김용복 교수는 “그렇기 때문에 가을에 코 알레르기 증상이 악화되는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의 치료는 일년 내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집먼지진드기를 조절하는 치료를 병행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알레르기성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집먼지진드기의 서식을 억제해야 한다. 먼저 창문을 자주 열어, 환기를 시켜 집먼지를 배출해야 하고, 진드기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인 카펫이나 천으로 만든 두툼한 소파를 없애고, 집안을 약간 서늘하게 해서 진드기의 번식을 막아야 한다. 그리고 자주 접촉하는 속옷이나 이불 등은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 삶거나 햇볕에 말려서 진드기를 제거하고, 물걸레로 청소해서 먼지의 양을 줄여야 한다.

진드기는 사람의 몸에서 떨어지는 각질을 먹고 산다. 하루에 한 사람에게서 떨어지는 양으로 수많은 진드기가 평생 동안 먹고 살 수 있으므로 진드기를 한 마리도 없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은하다. 하지만 진드기의 수가 적어지면 알레르기 증상은 눈에 띄게 줄어들게 된다. 마른 목초가 알레르겐인 환자의 경우에는 가을에 목초 가루 등이 많이 날리게 되므로 바람이 많이 부는 시기에는 창문을 열어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적절한 검사를 통해 어떤 알레르겐이 자신의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인지를 확인하고, 그에 따라서 환경조절을 어떤 방식으로 수행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약물로 알레르기 반응을 제어하는 방법이 있으나 이는 약물의 선택이나 투여량 조절 등 의학적 지식이 필요하므로 의사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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