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C의 다양한 효능 연구 결과속 의료계 일각 문제제기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비타민C 수송체인 SVCT-2가 많이 발현될수록 항암효과가 증가한다"(서울의대 이왕재 교수), "고용량의 비타민C 투여 때 말기 암환자의 생존기간이 연장되었다"(고신대 가정의학과 최종순 교수), "비타민C는 피부의 자연노화와 관련된 현상을 억제한다"(연세대 생명공학과 황재관 교수)
한국식품과학회가 25일 서울프라자호텔에서 개최한 제4회 비타민C 국제심포지엄에서는 국내외 의학과 약학, 식품영양학 연구자들이 비타민C의 효능에 관해 다양한 연구결과와 의견을 제시했다.
비타민C가 알츠하이머 등 노화관련 질병과 유방암 등 암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요지다.
미국 밴더빌트대학 피오나 해리슨 교수는 '노화와 알츠하이머 마우스 모델에서 비타민C의 영향에 관한 연구'란 주제발표를 통해 "비타민C 결핍이 알츠하이머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비타민C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비타민C 결핍은 알츠하이머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밀로이드를 축적한다"면서 "체내 비타민C 수치는 신경 근육 및 기억력 결손과 직결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에드거 밀러3세 교수도 '비타민C 보충이 혈압에 미치는 영향'이란 연구보고에서 "비타민C를 매일 60~4천㎎ 정도 복용한 1천407명의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비타민C 섭취가 단기적으로 혈압과 노화를 촉진하는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왕재 서울대의대 교수는 "유방암 세포주에 비타민C를 전달하는 단백질인 SVCT-2(비타민C 수송체)가 많이 발현하면 비타민C의 암세포 사멸 경향이 높다"면서 "SVCT-2가 많이 발현하는 유방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종순 고신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134명의 말기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고용량 비타민C 12g과 피리독신, 미네랄 등을 투여했더니, 대조군 31명보다 식이요법군 81명의 생존기간이 16배 높았다"며 "일반적 항암치료와 함께 보조적으로 고용량 비타민C 식이요법을 사용하면 더 나은 효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호 식품과학회장은 "비타민C의 효능이 속속 밝혀져 많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경제적이면서도 건강에 다양한 이익을 주는 비타민C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고, 행사를 후원한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는 "산학협동을 통해 비타민C에 대한 공동연구를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비타민C 옹호론에 대해 의료계 일각에서는 반론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장항석 연세대 의대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암센터 소장)가 대표적이다.
장 교수는 최근 펴낸 '진료실 밖으로 나온 의사의 잔소리'란 책에서 "비타민이 우리 몸에 필요한 것은 명백하지만, 영양보충제의 어떤 치료 효능이 아직 입증된 바가 없다"며 "아까운 돈을 영양보충제에 헛되이 쓰지 마라"고 주장했다. 특히 암 예방 혹은 치료 효과를 기대하고 비타민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은 적어도 아직은 너무나 '무모한 짓'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가 가장 큰 문제로 꼽은 부분은 비타민C 복용법. 비타민C 같은 수용성 비타민은 필요 이상의 양을 섭취하면 바로 배설되며, 이 때문에 아무리 많은 양을 먹어도 몸에서 어떤 획기적인 역할을 할 만큼 특별한 혈중 농도에 도달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장 교수는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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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25 17:5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