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와의 전쟁...어느 20대 여성의 하루


등록일 2014-05-29
정보제공처 뉴스와이즈



도처에 칼로리 폭탄이다. 잘못 먹었다가는 살찌기 딱 좋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19세 이상의 성인 10명 중 3명(32.8%)이 비만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기도 했다. 비만은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피하고, 먹었으면 움직여야 한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등 살을 빼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그 중에 가장 기본은 칼로리를 통한 식단 조절”이라고 말했다.

헤럴드경제는 칼로리 조절로 살을 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20대 직장인 여성을 인터뷰하고 하루 일과를 재구성해 봤다. 


계속되는 야근과 회의에 한 달을 좀비처럼 살았던 직장인 이모(27ㆍ사진) 씨. 이 씨는 최근 오랜만에 대학 동창을 만난 자리에서 ‘살쪘다’는 말을 듣고 기분이 우울하다. 마지막으로 저울에 올랐던 적이 언제였던가. 집에 도착하자마 몸무게를 쟀다. 눈금이 61㎏에서 멈춘다. 6㎏의 살덩어리가 몸에 더 붙었다. 한 대 맞은 느낌이다. 눈앞이 깜깜해졌다. 가지고 있던 고민은 밀려나고 머릿속은 오직 ‘다이어트’라는 생각으로 가득찼다.

‘내일부터는 다이어트다.’

아침을 잔뜩 차려놓은 엄마에게 “노땡스(No, thanks)”라는 말을 외치고 도망치듯 출근했다.

회사 앞 커피전문점에 들려 커피 한 잔을 샀다. 달콤한 바닐라라떼(190㎉)와 카라멜마끼아또(185㎉)의 유혹을 뿌리치고 아메리카노(15㎉)를 선택했다. 설탕시럽을 살짝만 넣을까 고민했지만 ‘시럽 한 펌프에 20㎉’라는 문구가 그를 노려보고 있다. 다이어트의 적은 ‘맛’이다. 시럽은 금물이다. 회사 책상에 앉자마자 괜히 서랍을 열어본다. 초콜릿ㆍ사탕 등 주전부리가 눈에 들어왔지만 과감히 외면했다. 허전해진 마음과 심심한 입은 집에서 챙겨온 방울토마토(개당 3㎉)로 달랜다. 앞으로 당근 반 개(개당 72㎉)를 가지고 와야겠다.

그를 시험에 들게 하는 점심시간이 왔다. 오늘은 여자 동료끼리 모여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메뉴판에는 소스와 토핑을 다양하게 조합한 스파게티가 셀 수 없이 많다.

동료들은 파스타계의 짜장면과 짬뽕인 크림스파게티(921㎉)와 토마토파스타(953㎉)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 모습이지만 그는 올리브스파게티(705㎉)에 만족키로 한다.

오후 3시. 책상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만 보자니 노곤함이 가시지 않는다.

외근 나갔다온 남자 동료가 뭘 잔뜩 사가지고 왔다. 그 중에 오렌지주스(120㎉)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늘어지는 몸이 비타민을 부르고 있지만, 꾹 참고 녹차 한 잔(2.8㎉)을 들이켰다.

오후 6시. 술 한 잔 하자는 친구의 문자를 뒤로하고 곧장 집 앞 피트니스센터로 향한다. 잠깐 들른 편의점에서는 스포츠음료(180㎉) 대신 물(0㎉) 한 병을 샀다. 트레드밀은 만원이다. 한참을 기다린 뒤에야 순서가 왔다. 트레드밀에 올랐다. 1시간 동안 열심히 뛰었다. LED 화면에 달린 거리와 칼로리 양이 표시됐다. 6.8㎞를 달렸고, 348㎉가 소모됐다.

집으로 가는 길에 근처 마트에 들렸다. 진열대에서 고르는 물건마다 자동적으로 뒤집어 성분과 칼로리 표시를 살핀다. 두부 한 모(45㎉)와 당근 6개를 샀다. 두부는 오늘 저녁 대신 그리고 고구마는 내일 아침ㆍ저녁 대용이다.

11시, 불을 끄고 누웠다. 갑자기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살빠지는 소리다. 왠지 뿌듯해졌다.

불현듯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라”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성현의 말씀이었던가, 헬스트레이너의 말씀이었던가. 피곤한 몸을 움직여 기어이 하늘자전거를 타기 시작한다. 30분쯤 했을까. 처음이라 욱신거리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아졌다. 헬스트레이너가 30분을 하면 190㎉가 소모된다고 했다. 이 씨는 눈을 감자마자 바로 잠이 들었다. 



박병국 기자


저작권자ⓒ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기사는 디지털뉴스 저작권신탁관리기관인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정하는 기준과 방법에 따라 이용해야 합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