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지원 전략 어떻게] 물수능에 '눈치작전' 치열할 듯... 영역 반영 비율 꼭 따져야


등록일 2014-11-19
정보제공처 뉴스와이즈



수능은 끝났지만 입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오는 23일까지 수시 대학별 논술고사가 마무리되면, 다음 달 3일 수능 성적 발표에 이어 19일부터 정시 원서 접수가 시작된다. 197개 4년제 대학이 총 모집정원의 34.8%를 뽑는 정시를 앞두고 치열한 전략 싸움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17일, 수능 이후 부산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부산종로학원의 입시설명회를 중심으로 정시 전략을 추려 보았다.


■ 수능이 쉬우면 입시가 어렵다

부산종로학원의 입시설명회가 열린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 2층 회의실은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다. 이 날 설명회에 집중된 관심은 '쉬운 수능' 이후 혼란에 빠진 수험생들의 심정을 나타냈다.종로학원 입시전략연구소 김명찬 소장은 '수능이 쉬우면 정시 입시가 어려워진다'라는 말로 강의를 열었다. 문제가 쉽게 출제돼 평균 원점수가 높을수록 표준점수는 낮아지고, 불안 심리로 인해 눈치 경쟁과 하향 지원이 극심해진 결과 오히려 상위권 대학의 경쟁률은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물수능' 논란이 있었던 지난 2012학년도 수능 정시 경쟁률은 전년도에 비해서 서울대 경영 4.64→3.02, 고려대 경영 5.40→3.78, 서울대 의예 4.92→3.63, 연세대 의예 6.17→4.92로 크게 떨어졌다. 종로학원 가채점 기준 표준점수의 국ㆍ수ㆍ영 최고점(만점) 합이 인문 400점, 자연 386점으로 2012학년도보다 낮은 올해 입시에서도 안갯속 정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 지난해 배치표만 믿지 말자

올해는 입시 제도의 변수도 많다. 지난해와 달리 영어 영역이 A/B형 수준별이 아니라 통합형으로 출제됐고, 정원 200명 미만 모집단위에서 분할 모집이 폐지됐다. 대학 구조조정으로 모집단위를 통합하거나 변경한 대학이 많고, 모집군을 이동한 대학도 있다.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의 관심이 높은 의ㆍ치ㆍ한 계열의 정원이 확대된 것도 핵심 변수다. 지난해 입시 결과의 경쟁률이나 합격선만 보고 지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각 입시업체들이 가채점 결과로 한 번, 실채점 발표 이후 또 한 번 내놓는 오프라인 '장판지 배치표'도 지나치게 맹신하기보다는 현명하게 활용해야 한다. 비상교육 이치우 입시평가연구실장은 '배치표 점수는 일반적으로 평균 점수나 커트라인 점수가 아니라 수능 성적 기준 예상 합격자의 75~90% 수준 점수로 평균 점수보다 낮고 커트라인보다 높다'며 '배치표를 참고하되 학생부 성적, 수능 영역별 반영 점수, 가산점 여부, 모집 인원, 모집 군, 경쟁률 등 변수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별 가중치 등을 반영한 온라인 배치표를 참고할 때도 마찬가지다.


■ 동점이라도 동점이 아니다

변별력이 떨어지고 동점자가 많을수록 영역별 반영비율에 따른 유ㆍ불리가 중요해진다. 국어 B형, 수학 A형, 영어, 탐구 2과목 기준으로 A학생은 각 영역의 표준점수가 122점, 137점, 128점, 63점ㆍ60점이고, B학생은 118점, 135점, 125점, 67점ㆍ65점이라고 하자. 두 학생의 원점수 합계는 510점으로 같지만, 대학의 영역별 반영 비율에 따라 유리한 대학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의 경우 네 영역의 반영 비율이 30%, 30%, 30%, 10%로 국어 비율이 높고, 한양대의 경우 25%, 25%, 25%, 25%로 탐구 비율이 높다면, 반영 비율을 반영한 총점은 성균관대의 경우 국어 성적이 높은 A학생이 더 높고, 한양대의 경우 탐구 성적이 높은 B학생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탐구 영역 반영 비율은 대학에 따라 사회탐구는 10~25%, 과학탐구는 15~30%까지 차이가 난다.


■ 의ㆍ치ㆍ한 변수는

의ㆍ치ㆍ한의대는 일단 전국 4년제 대학 정원이 지난해보다 918명이나 늘었다. 수시로 49%, 정시로 51%를 뽑지만, 부산종로학원 김윤수 평가실장은 올해 의ㆍ치ㆍ한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대폭 늘 것으로 예상했다.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거나 올해 처음 도입된 지역인재전형 선발에서 충원되지 못한 인원이 대폭 정시로 넘어올 거라는 것이다. 실제로 2014학년도 정시에서도 일부 대학의 경우 약 40%가 정시로 이월됐다. 변수는 또 있다. 서울대가 나군에서 가군으로 모집군을 이동하면서 가군의 17개 대학이 서울대와 경쟁하게 됐다. 이화여대와 순천향대는 인문 교차지원이 가능하고, 치의예과와 한의대 인원도 대폭 늘어나 다소 여유가 있다. 김윤수 평가실장은 이와 같은 분석에 따라 올해 의ㆍ치ㆍ한 정시에 지원 가능한 상위 누적 비율이 전년도보다 다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수시 이월 인원 체크 수시

모집인원을 충원하지 못해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은 의ㆍ치ㆍ한 외에도 많다. 정시모집 일자 직전에 대학 홈페이지에 이월 인원 규모가 공고되기 때문에 관심 있는 대학과 학과라면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당초 정시 모집 인원이 없었던 모집단위도 포함된다. 2014학년도 정시의 경우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수의예과, 치의학과가 각각 8명, 6명, 6명이 정시로 이월됐고, 성균관대 교육학과, 컴퓨터교육과는 각각 19명, 14명이 이월됐다. 성균관대 공학계열은 최초 68명에서 최종 139명으로,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는 77명에서 121명으로 정시 모집 인원이 수시 이월 인원만큼 늘어났다.


■ 다른 대학들을 같이 보라

지원하는 대학이 있다면 그 대학만 볼 것이 아니라 주변 대학을 같이 봐야 한다. 모집군의 이동과 경쟁률 등에 따라 내가 지원하려는 대학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올해 서울대의 모집군 이동으로 연세대, 고려대가 가군에서 나군으로 옮겼다. 상위권 학생들의 지원 전략 변동의 여파는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부산대와 동아대, 부경대의 군별 모집 인원을 잘 따져서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군은 가군과 나군에 비해 모집인원이 상대적으로 적어 다군 정시 경쟁률은 상당히 높다. 단, 가군과 나군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 대부분이 다군에서 빠지기 때문에 추가 합격 비율 또한 많게는 8배까지 합격할 정도로 높다. 가군, 나군에서 소신 지원과 안정 지원을 병행하고, 다군에서 상향 지원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 소신 지원이 답일 수도

부산종로학원 김윤수 평가실장은 '수능 변별력이 떨어지고 정시 향방이 혼란스러울수록 소신 지원이 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정 지원과 막판 눈치 전략의 결과 상위권 대학 상위권 학과의 경쟁률이 오히려 하락하면 소신 있게 상향 지원한 학생들이 오히려 합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김 실장은 '과거 경쟁률와 합격선의 변화 추이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영역별 유ㆍ불리를 따져서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을 골라 지원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입시 전략이 혼란스럽고 안정 지원 추세가 강할수록 주위의 말보다는 소신 지원이 가장 큰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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