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학력 저하 확인…중고생 기초학력 미달 2017년 이후 최고(종합)


등록일 2021-06-02
정보제공처 연합뉴스



주요 과목 보통 학력 이상 비율도 하락…남학생·읍면지역 중학생 더 심각

유은혜 "학습 결손 회복 위해 전면 등교 목표로 대면 수업 확대"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등교 수업이 차질을 빚은 지난해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주요 과목 학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표집평가로 전환한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11월 고2, 중3 전체 학생의 약 3%를 표집으로 조사해 국어, 수학, 영어 학력을 평가한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2일 공개했다.


교육부 차원에서 코로나19에 따른 학력 저하가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 중3, 고2 전 과목 기초학력 미달 비율 상승


중3 국어 과목에서 3수준(보통 학력) 이상인 학생 비율은 2019년 82.9%에서 지난해 75.4%로 7.5%포인트 하락했다.


중3 영어 과목에서도 보통 학력 이상 학생 비율이 72.6%에서 63.9%로 8.7%포인트 쪼그라들었다.


고2의 경우 국어에서 보통 학력 이상 학생 비율이 77.5%에서 69.8%로 7.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3 수학, 고2 수학과 영어에서도 보통 학력 이상 학생 비율은 하락했다. 다만 교육부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1수준(기초학력 미달)에 해당하는 학생 비율도 중3과 고2 모두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중3 국어의 경우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6.4%, 영어의 경우 7.1%로 전년 대비 각각 2.3%포인트, 3.8%포인트 확대됐다.


중3 수학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13.4%였다.


고2 국어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6.8%(전년 대비 2.8%포인트↑), 수학 13.5%(4.5%포인트↑), 영어 8.6%(5.0%포인트↑)로 역시 전년보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늘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표집평가로 전환된 2017년 이후 중3과 고2의 국어, 수학, 영어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일제히 최고로 치솟았다.


교육부 공식 통계로 코로나19발 학력 저하가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는 그간 일선 학교 교사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코로나19발 학력 저하가 나타났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코로나19 학력 저하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도 일부 시·도 교육청에 그쳤다.


◇ 남학생 기초학력 미달 비율, 모든 과목에서 높아


성별로 보면 중3·고2에서 모두 국어, 영어 과목의 보통 학력 이상 여학생 비율이 남학생보다 높았다.


중3 국어에서는 이 비율이 남학생 68.2%, 여학생 83.1%였다. 중3 영어에서는 남학생의 비율이 59.1%로, 여학생(69.1%)보다 10%포인트 낮았다.


고2 국어에서는 보통 학력 이상 남학생의 비율(60.6%)이 여학생(79.5%)보다 18.9%포인트나 낮았다.


고2 영어의 경우 보통 학력 이상 남학생은 70.4%, 여학생은 83.4%로 조사됐다.


중3과 고2 수학에서는 성별에 따른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중3, 고2 전 과목에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3 국어에서는 이 격차(남학생 9.8%, 여학생 2.9%)가 6.9%포인트, 고2 영어(남학생 12.8%, 여학생 4.1%)에서는 8.7%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중3에서는 지역 규모별 학력 격차도 나타났다.


국어, 수학, 영어의 보통 학력 이상 중3 학생 비율은 모두 대도시가 읍면 지역보다 높았다.


반면 국어와 수학에서 기초학력 미달 중3 학생 비율은 읍면지역이 대도시보다 높았다. 영어에서는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2에게서는 지역 규모별 학력 격차가 나타나지 않았다.


◇ 교육부 "등교 축소로 학업 수준 저하"…다른 학년도 비슷할 듯


학생들의 학교생활 행복도 역시 하락했다.


지난해 학교생활 행복도가 '높다'고 답한 중3 학생들의 비율은 59.5%로 전년보다 4.9%포인트 하락했다.


이 비율은 고2에게서도 3.5%포인트 떨어진 61.2%로 조사됐다.


교과 학습에 대한 자신감, 가치, 흥미, 학습 의욕도 2019년과 견줘 전반적으로 하락한 경향을 보였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원격수업에 대해서는 중3과 고2에서 모두 긍정적으로 보는 학생 비율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코로나19에 따른 등교 축소, 원격 수업 전환에 대한 적응 등으로 충분한 학습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봤다.


이 때문에 학습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 학습 의욕이 떨어져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이 저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평가 결과로 드러난 것은 중3과 고2뿐 이지만 나머지 학년도 비슷한 원인으로 학력이 저하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교육부는 학력 결손 대책으로 등교 수업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중앙방역대책본부와 협의해 여름 방학 기간에 각급 학교 교직원과 고3,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험생 등의 백신 접종을 추진한다.


등교 인원 확대에 대비해 '학교 방역지침'을 보완하고 선제적 유전자증폭(PCR) 이동 검체팀을 운영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한 학습 결손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전면 등교를 목표로 대면 수업을 확대하는 등 집중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북구 고등학교와 같이 교내 소규모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전면 등교 방침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는 점도 시사했다.


유 부총리는 "(교내 집단감염) 유형별로 사례를 분석하고 2학기 전체 학생 등교 전에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이 생활 방역을 실천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porqu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6/02 11:0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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