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보이 모자 학교보안관 '믿음직해요'


등록일 2011-03-02
정보제공처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새 학기가 시작된 2일 오전. 성북구 숭례초등학교 앞 정문에는 옅은 갈색 정복에 주황색 띠가 둘린 카우보이 모자를 쓴 학교보안관이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았다.  

 

학생들은 멋진 모자를 쓴 학교보안관이 마냥 신기한 표정이었다. 보안관은 웃는 얼굴로 아이들에게 인사를 건네거나 차에서 내리는 아이들을 도와주기도 했다.  

 

아이들을 데려다 주러 온 학부모들도 한결 안심이 된다는 표정으로 보안관을 보며 인사를 나눴다.  

 

이 학교 학교보안관 김홍식(57)씨는 2009년 전역한 군인 출신으로 "초등학교 주변에서 성폭행 범죄가 잦다는 뉴스를 접하고 이번 기회에 군에서 복무한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보고 싶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청소년 상담 전문가의 강의도 듣고 직무교육도 받았다"며 "학교 주변에서 일어나는 폭력이 근절될 수 있도록 초석을 놓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학하는 자녀를 데리고 학교에 온 권유리(36)씨는 "보안관이 직접 정문을 지키는 것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며 흡족해했다. 

 

은평구 연신초등학교 보안관 최철호(66)씨는 지난 2년 6개월 동안 학교 지킴이로 활동하다가 정식 시험을 거쳐 보안관이 됐다.  

 

이미 최씨와 낯이 익은 아이들은 반갑게 인사를 건넸고 최씨도 "어서 와"라며 아이들을 맞았다.  

 

한재만(12)군은 "원래 지킴이 아저씨가 있어서 좋았는데 두 분으로 늘어나니까 더 안전한 느낌이 든다"고 했고 조유민(12)양도 "부모님도 우리를 마음 놓고 학교에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발대식을 한 학교 보안관 1천94명 중 여성은 46명. 전곡초등학교 보안관 김모(65.여)씨는 30여 년 동안 교사 생활을 했다.  

 

김씨는 "기간제까지 포함하면 근 40년을 학교에서 보냈는데 이렇게 보안관으로 다시 돌아와서 아이들을 보니 참 좋다"며 "보안관을 하기 전에 학교 지킴이 활동도 했는데 평생을 학교에서 보냈고 여성이 얼마 안 되는 만큼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원구 용동초등학교 보안관 이인승(58)씨는 지난해 12월 퇴직한 전직 경찰관이다.  

 

이씨는 "월급은 90만원도 안되지만 돈을 벌거나 직업 전문성을 살린다기보다는 내 손자 손녀뻘 되는 어린 학생들을 보호해 주고 싶다는 소망이 일을 시작한 계기"라고 말했다.  

 

동대문구 청량초등학교 학부모 김모(39)씨는 "남자아이인데도 학교 보내놓고 나면 무섭고 걱정됐다"며 "원래 학교 지킴이 하시던 분인데 저렇게 옷까지 갖춰 입으니 이미지도 훨씬 좋고 더 믿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노원구 당현초등학교 학부모 류현미(41)씨는 "보안관이 있으면 확실히 마음이 편하다"면서도 "아이들이 필요할 때 다른 곳에 계신다거나 제때 보호할 수 없다면 걱정되는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류씨는 "예전에 있던 안전지킴이도 처음엔 반응이 좋았지만 나중엔 잘 지켜지지 않았다. 보안관도 좋은 제도이니만큼 잘 운영되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3/02 10:3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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