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무관심 속 탈선, 범죄 키우는 '가출카페'


등록일 2011-03-04
정보제공처 노컷뉴스




가출카페서 만난 10대들 범죄 잇따라…지속적인 모니터링 필요

 

모 인터넷포털사이트에 등록된 가출까페 게시판
 

온라인 상에서 성행하고 있는 이른바 '인터넷 가출카페'를 통해 가출 청소년들이 또다른 탈선이나 범죄의 유혹에 빠져드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면서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국내 한 유명 포털사이트에 '가출' 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자 수 십 개에 달하는 관련 카페가 검색된다.

 

이 중 한 곳을 들어가 게시판 글을 확인해 보면 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잠잘 곳을 제공해 주는 대가로 '성생활'을 함께 해야 한다는 17세 남자 청소년의 글부터 가출조직을 만들고 싶다며 연락처를 올려놓은 게시물도 있다.

 

인터넷 가출모임의 폐해가 수차례 지적된 이후 가출 청소년끼리 고민을 나누거나 청소년보호단체들의 상담과 계도 공간으로 활용되는 등 조금씩 변화의 모습도 보여왔지만, 여전히 탈선과 범죄를 조장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어른들의 감시를 피해 가출이라는 검색어로는 찾을 수 없는 또다른 비밀 카페를 만들거나, 단순히 친분을 쌓는 것 처럼 가출카페에서 만난 뒤 다른 통신수단으로 범행을 모의하기 위한 중간 경로로 활용하기까지 하고 있다.

 

금정경찰서 여성청소년계 담당 형사는 "가출청소년들이 인터넷 모임을 통해 범죄정보를 배우고 동료를 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쪽지를 주고 받거나 음성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이들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25일 금정경찰서에서 상습 차량 털이 혐의로 입건된 김 모(17)군 등 십대 3명은 바로 이 인터넷 가출카페를 통해 만나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을 주도한 김 군은 지난 2009년에도 가출카페에서 알게된 친구들과 절도를 저지르다소년원에 감호된 전력이 있다.

 

10대 가출소녀들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나 성폭행 범죄를 비롯해 집단혼숙과 음주 등의 탈선 사례 상당수도 가출카페가 그 배경에 있다. 청소년 보호단체들이 파악하고 있는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의 가출 카페만 400곳이 넘지만,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사실상 알길이 없다.

 

학부모 정보감시단 이경화 대표는 "가출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인터넷 모임까지 치면 수백개가 넘는 가출모임이 있다"며 "그 안에서 어떠한 일들이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아이들을 계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집을 나와 의지할 곳 없는 청소년들이 서로를 위로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출카페가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서서 탈선과 범죄의 온상으로 방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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