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올해 1분기 실질 가계소득은 전반적으로 늘었지만 1인 가구의 소득만 줄었다. 경제적인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에서 1인 가구가 늘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인 가구의 월평균 가계소득은 14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 줄었다. 3인 가구와 4인 가구의 소득은 각각 418만원, 493만원으로 전년비 8.9%, 9.1% 늘었고 2인 가구와 5인 이상 가구 소득은 280만원, 500만원으로 3.5%, 1.9% 증가했지만, 1인 가구 소득만 줄었다.
통계청이 표준으로 발표하는 전국 2인 이상 가구 월평균 가계소득은 412만원이지만 1인 가구까지 포함해 평균을 내면 358만원으로 줄어든다. 1인 가구를 제외했을 때와 포함했을 때 차이는 53만8000원으로 지난 2006년 관련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기준으로 보면 1인 가구의 소득은 더 악화했다. 1인 가구의 실질 가계소득은 138만원으로 1년 전보다 6.8% 감소했다. 주로 소득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 가구가 늘어나는 1인 가구의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인 1인 가구는 기대수명 연장, 홀로 사는 노인 증가 등으로 60대 이상에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에 25.4%였던 65세 이상 1인 가구는 올해 26.1%가 될 것으로 통계청은 추계하고 있다.
김정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인 가구 중에 고령자가 많은데 이들이 은퇴하면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파트타임 근무, 창업 등에 나서면서 안정적인 수입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취업자는 46만7000명 증가하는 등 고용사정이 좋아지면서 가계소득도 전반적으로 늘었지만, 홀로 사는 고령자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는 얘기다.
통계청은 기저효과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1인 가구의 가계소득은 전년대비 12.1% 늘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었다. 다른 가구의 소득 증가율은 1~4%대에 머물렀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계동향 조사는 표본조사이기 때문에 1인 가구만 놓고 보면 표본이 적어 오차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지난해 증가세가 컸던 데 따른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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