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제법 선선해졌다. 어느덧 활동하기 가장 좋은 계절인 가을 다가왔다. 하지만 가을이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많은데, 바로 계절성(가을) 비염을 앓는 이들이다. 특히 아동과 청소년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9~10월에 급증한다.
아동과 청소년은 집단생활을 많이 해 알레르기성 비염을 일으키는 항원에 노출되며, 또 호르몬 변화로 항원 감수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꽃가루와 집먼지, 진드기, 동물의 털, 담배 연기 등도 계절성 알레르기 비명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특정한 계절에만 나타나서 계절성 비염으로 불리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주로 봄과 가을, 환절기에 발생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세계적으로 매우 흔한 질병으로 전 인구의 10~25%가 걸리는 질환이다.
하지만 대부분 환자들은 알레르기 비염을 심각한 질환으로 여기지 않고 자신이 감기에 자주 걸리는 정도로 알고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란
최근 생활환경이 서구화되고, 공해, 인스턴트 음식과 항생제의 오남용이 많아지면서 알레르기성 비염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비염은 콧속 점막에 생기는 염증 증상이며, 알레르기성 비염은 대기 중 존재하는 특정 알레르기 물질에 대한 과민반응에 의해 나타나는 질환으로 만성적으로 재발해 코 질환(부비동염, 비용종), 귀 질환(중이염), 알레르기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과 함께 기관지 천식 등의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은 대기 항원에 의해 유발된다. 대기 항원에는 꽃가루(화분), 곰팡이(진균), 집 먼지 및 집 먼지 진드기 등이 있다. 알레르기 증상과 증상의 악화에는 온도, 습도, 기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높은 습도나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와 기압 강하로 증상이 악화하기도 한다.
◆종류&원인
알레르기성 비염은 크게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과 ‘통연성 알레르기 비염’으로 구분한다. 계절성 비염은 4~5월에 유행하는 나무 꽃가루, 8~10월의 잡초 꽃가루 등으로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통연성 비염은 집 먼지 진드기, 동물털, 바퀴벌레 등이 원인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는 여름철에 심해진다. 또 주거환경이 바뀌면 일년 내내 통연성 비염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또 한가지 물질에 과민반응을 보이면 다른 항원에도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알레르기성 비염의 임상적 구분이 쉽지 않다.
최근에는 증상에 따라 간헐성 경증, 간헐성 중등증-중증, 지속성 경증, 지속성 중등증-중증으로 나누기도 한다.
환자의 대부분은 알레르기의 가족력이 있으며, 부모 모두가 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면 75%가량, 부모 중 한쪽이 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면 50% 정도가 알레르기 질환을 앓는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5세 이전 소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10세 이전에는 남자에서, 10세에서 20세까지는 여자에서 많이 발생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코막힘, 맑고 물 같은 콧물, 발작적인 재채기, 가려움증 등이 원인 물질에 노출될 때 나타난다. 목과 눈 가려움증과 마른기침, 두통, 비출혈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소아는 하안검(아래 눈꺼풀) 밑 부분이 검게 변색하거나, 손바닥으로 콧구멍을 위로 미는 버릇이 생기고, 입을 벌리고 숨을 쉬고 치열이 잘 말지 않으며, 콧등에 주름이 생기는 등 안면부 형태 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치료
알레르기성 비염의 치료는 다른 알레르기 질환과 마찬가지로 쉽지가 않다.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피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이자 예방이다.
약물 치료에는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 분무제가 주로 쓰인다. 최근 개발된 항히스타민은 졸음, 구강 건조감 등의 부작용이 거의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면역요법이 있다. 이 치료법은 약물치료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 사용되며 효과도 있지만, 치료기간이 길어 선택적으로 활용된다.
특히 알레르기 물질에 대한 환자의 면역능력을 향상해 증상을 호전시키기 때문에 약물 사용을 줄이는 이상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졌다. 수술적 치료는 약물치료와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코뼈가 굽어 있는 경우, 부비동염, 물혹 등은 반드시 수술적 교정이 필요하고, 비염이 오래가 코점막이 부어 코막힘이 심한 경우는 비갑개수술 등을 한다. 하지만 수술적 치료가 알레르기성 비염을 완치하지는 못한다.
◆예방
비염을 예방하려면 알레르기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공기정화기를 사용하고 필요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는 창문을 닫거나 외출을 삼가며 적절한 실내 환기와 습도조절도 중요하다.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임산부는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음식 (생선알, 아몬드, 초콜릿 등)을 피하고 신생아는 최소 3개월 이상 모유를 먹이고, 너무 빠른 이유식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축농증, 기관지 천식의 원인이 되므로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전문의로부터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진드기는 25℃, 50% 이상 습도에서 생존하기 때문에 온도와 습도의 조절이 중요하다. 진드기의 주 서식지는 베개, 이불, 카펫, 천으로 씌운 가구, 장난감, 직물 커튼 등이다. 진드기로 인한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침구류를 55℃ 이상에서 씻거나, 진드기가 자랄 수 없는 특수 커버를 씌우는 것이 좋다.
개와 고양이 등의 동물 항원을 피하려면 동물과 멀리하는 것이 우선이며, 동물과 함께 지낸다면 목욕을 자주 시키고 효율이 높은 공기 정화기를 사용하며, 동물과 접촉한 물건의 세척과 청결 유지가 주요하다.
이동률 기자
도움말 = 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신승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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