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사람들은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살을 선택하기도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1만 4,160명으로 한국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자살률 1위 국가다.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수는 28.1명으로 OECD 평균인 12.5명 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로 집계됐다. 자살의 원인도 우울증, 음주, 스트레스 등 다양하다. 그 중 알코올이 특히 자살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
◇ 이성적 판단을 억제하는 음주, 자칫 충동성 자살로 이어져
술은 우리의 뇌에 영향을 미친다. 적당량의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미쳐 도파민 수치를 높임으로써 엔돌핀을 나오게 하고 기분을 좋아지게 한다. 하지만 오랜 기간 과음을 하면 뇌가 알코올로 인한 자극에 둔감해져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분비가 감소하게 되고, 이로 인해 음주자는 오히려 우울한 감정에 빠지게 된다. 과음과 폭음이 반복되면 점점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져 심한 경우는 자살을 생각하게도 만든다.
실제 자살자의 상당수는 자살 전 음주한 상태로 나타나 음주가 자살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영남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국과수에 부검 의뢰된 자살자 426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총 426명 중 남성 42.7%(94명), 여성 54.4%(112명)가 각각 혈중 알코올 농도 0.05% 이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치는 48.4%로 자살자의 절반가량이 음주상태인 것으로 보아 음주가 자살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알코올이 이성적인 판단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 기능을 손상시켜 사람의 판단력을 흐리게 해 자제력을 떨어뜨려 충동적인 자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우울증 있다면 특히 음주는 피해야
가을에는 일조량이 적어져 항우울 효과가 있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분비가 감소하는 반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무기력함을 동반한 우울증이 생기기 쉽다.
이때, 우울증을 달래기 위해 마시는 술은 독이 된다. 알코올의 강한 독성이 뇌세포 파괴를 촉진시켜 짜증, 불면증, 불안, 죄책감 등의 감정을 유발해 우울증을 심화시키고 결국 또 다시 술을 마시게 되는 과도한 음주의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울증 상태에서 섭취한 알코올은 세로토닌의 분비를 감소시키며 우울증 환자의 기분을 더 가라앉히기 쉽다.
김석산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우울증 환자가 복용하는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등은 알코올과 결합하면 오히려 우울한 감정이나 불안한 감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우울한 감정이 생길 때는 음주는 피하고 기분전환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당부했다.
◇ 자살징후가 보인다면, 이렇게 극복하자
건강한 정신이 건강한 신체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 힘들 때 술에 의존하기 보다는 주변사람들과의 만남이나 평소 여가생활을 즐기는 생활습관을 통해 건강한 삶을 가꾸어 보자. 주변에서 혹은 본인이 자살충동을 느끼게 된다면 다음과 같은 행동으로 극복하자.
▲ 술 대신 건전한 여가활동을! = 운동, 영화 감상, 연극관람, 음악회 등 여가활동을 하는 것도 과음을 피하는 한 방법이다.
▲ 술은 혼자 마시지 않도록! = 우울하거나 화가 나 기분이 나쁠 때 혼자 술을 마시지 않는다. 대화 상대가 없어 술을 빨리 마시게 돼 쉽게 취한다. 감정의 기복도 심해지기 때문에 충동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
▲ 화가 나거나 우울할 때는 대화로! = 가족이나 친구,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문제를 말하고 도움을 청해야 한다.
▲ 집안에 혼자 있지 말고 산책으로 기분전환을! = 술로 울적함을 달래기보다는 가족이나, 친구, 동료들과 자주 어울리도록 노력해야 하고 주말에는 야외로 나가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으로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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